[오늘의 시] ‘환한 쪽으로-가수 현숙’ 장재선 “열일곱 번째 기부한 당신”

삶은 결코 고달프지만은 아는 거란다. 아들딸, 내 손자들아

폐지 할머니 손수레를
양복 입은 중년 남자가
조용히 밀어주는 모습을
오늘 낮에 봤어요.

밤에는 뉴스를 만났지요.
자동차에 깔린 이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거들어
차를 들어내고 구했다는.

당신이
산청군 어르신들을 위해
목욕차를 기증했다는 소식을
아침에 들은 날이었지요.

전국 고샅고샅 축제 마당에서
노래를 불러 모은 돈을
오천만 원짜리 목욕차로 바꿔
열일곱 번째 기부한 당신 때문에

내 눈과 귀는
잡색과 소음 속에서도
하루 내내
환하고 맑은 쪽으로 끌렸습니다.

가수 현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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