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만해대상’ 엄홍길 대장 “등반 수직인생에서 봉사 수평인생으로”

룸비니 휴먼스쿨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엄홍길 대장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엄홍길 산악인(60·엄홍길휴먼재단 이사장)이 2020년 만해대상(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아시아기자협회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엄홍길 대장은 “‘등반’이라는 수직 인생에서 ‘봉사’라는 수평 인생을 살아온 데 대한 평가를 받은 듯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엄홍길 대장의 인생은 2007년을 전후로 나뉜다. 2007년 이전 30년은 히말라야 봉우리 정복, 이후로는 한국과 네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엄 대장은 1988년 에베레스트(8848m)를 시작으로 2007년 로체사르(8382m)까지 히말라야 8000m 이상 16봉우리 정상에 모두 올랐다. 16봉우리 등정을 마친 이듬해인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해 네팔 오지 16곳에 학교를 세웠다.

그는 또 국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희망원정대’ ‘클라이밍 대회’ ‘DMZ 평화통일대장정’을 개최해 휴머니즘과 도전의식을 높이고 있다.

엄 대장은 “16좌 등정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산 아래 세상을 보게 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네팔 청소년들의 열악한 교육 환경이었다”며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국가와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엄홍길 대장은 2010년 에베레스트 길목인 해발 4060m 팡보체 마을을 시작으로 석가모니 탄생지 룸비니 등에 ‘엄홍길 휴먼스쿨’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건립했다. 2020년 7월 현재 16개 학교에서 4543명의 학생이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그는 “초·중·고·대학을 망라한 종합학교인 휴먼스쿨타운 건립이 그의 꿈”이라고 했다. 엄 대장은 또 함께 산에 오르다 목숨을 잃은 셰르파(등반 가이드)의 유가족 25명에게 1999년부터 매달 5000루피(약 5만원)의 장학금을 보내고 있다. 네팔 일반 노동자의 월급은 10만원 정도다.

그는 “휴먼스쿨 건립은 정기 후원 회원 1300명을 포함해 7000여 후원 회원의 헌신적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며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백두산 천지 앞에서 엄홍길 대장(가운데 연노랑 자켓)

엄 대장은 2007년 5월 ‘한국과 중국 장애어린이 백두산 등정’, ‘엄홍길-오은선의 챌린지 토크’(2010) 등을 통해 아시아기자협회 홍보대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해 만해대상 수상자는 엄 대장 외에 △평화부문: 태국 불교 수행 공동체 아속(Asoke) 설립자인 포티락(86) 스님 △실천부문: 대구동산병원, 엄홍길 대장 △문예부문 김주영 소설가, 신달자 시인이 선정됐다.

2020 만해대상 시상식은 8월 11~14일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인근에서 펼쳐지는 만해축전 기간 중 8월 12일 오후 2시 인제내린천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축전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지침을 준수해 열릴 예정이다. 만해축전은 만해사상실천선양회와 강원도, 인제군, 동국대 그리고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최한다.

한편 만해상 역대 수상자로는 △평화부문 넬슨 만델라·달라이 라마·김대중 전 대통령·이란의 시린 에바디 변호사·정주영 회장·김성수 성공회 주교·김지하 시인 등이 있으며 △문예부문은 월레 소잉카·이어령·황석영·고은·신경림·조정래·로버트 핀스키(미국 계관시인)·모옌(노벨문학상 수상자)·임권택·이미자 등이 있다. 또 실천상은 이소선(고 전태일 어머니)·이세중 변호사·르네뒤퐁 주교 등이 수상했다.

아시아기자협회는 2007년 네팔기자연맹, 2009년 시린 에바디(이란 변호사, 2003노벨평화상 수상), 2010년 수아드 알 사바 쿠웨이트 공주(시인), 2011년 네팔의 아누라다 코이랄라 마이티네팔 이사장(2010년 CNN올해의 영웅), 2012년 아키라 캄보디아 지뢰박물관장과 페트라 귤렌(터키 교육운동가), 2013년 앱더라힘 엘 알람(모로코 작가), 2014년 아시라프 달리(이집트 작가 겸 기자)와 모흐센 마흐말바프(이란 영화감독) 2017년 제인 구달(동물생태학자) 등을 추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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