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평창영화제 개막작 ‘새’, 북 원홍구·남 원병오 ‘새박사’ 부자의 짜안한 ‘감동’

원병오 새박사 부자를 다룬 북한 영화 <새>

새 Birds···림창범 감독, 북한/1992/89분

[아시아엔=편집국] 1992년 작 북일 합작영화 <새>는 일본이 제작비 1억 원을 투자하고 북한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해 만든 작품이다. 당시 5회 동경국제영화제 아시아 수작 영화주간에 상영된 이 작품은 북한의 작가 림종상이 1990년 『조선문학』 3월호에 발표한 소설 『쇠찌르러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6.25전쟁 때 헤어져 남과 북에서 각각 조류학자로 활동하던 부자가 조류 연구를 위해 날려 보낸 새로 인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류학자 원홍구, 원병오 박사 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북한과 일본 올 로케이션으로 이루어져, 아직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북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저어새 등 희귀 조류의 모습 등 볼거리가 풍부한 아름다운 작품이다.

체제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통일영화로 분류되면서도 드물게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고 있는 영화인 <새>는, 갈라진 남과 북을 상징하는 두 부자의 애절한 상봉 스토리를 중심으로 분단과 이산에 대한 휴머니즘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아버지 윤 박사 역에 북한 최초의 극 영화 <내 고향>의 주연 배우이자 북한의 아버지상으로 남아있는 배우 유원준, 어머니 역에 일제 강점기를 거쳐 북한 최고의 배우에게 수여되는 칭호인 인민배우로 활발히 활동했던 문예봉, 아들 역으로 공훈배우 조명선이 출연하고 있다.

Synopsis

북한의 원로 조류학자인 윤 박사는 전쟁에서 큰아들을 잃고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윤 박사의 둘째 아들 명오는 어려서부터 새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는데, 어느 날 쇠찌르러기를 관찰하러 남한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못해 이산가족이 되었다. 남한에서 유명한 조류학자가 된 윤병오는 연구 도중에 남한에서 사라진 따오기가 북한에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새의 발목에 표식을 해 북한으로 날려 보내고, 일본학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원병오 새박사 부자를 다룬 북한 영화 <새>

어느 날 아버지 윤 박사는 쇠찌르러기를 관찰하던 도중 새의 발목에 달린 인식표를 보고 그것이 남한에 있는 자신의 아들이 달아 준 것임을 알게 된다.

감독 림창범

1942년생. 강원도 문천군 답촌리의 노동자 가정에서 출생한 림창범은 중학교 졸업 후 원산방직공장 노동자이자 문화회관 지도원으로 일했다. 1976년 평양연극영화대학 연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예술영화촬영소 연출가로 배치된 그는 극영화 데뷔작 ‘북은 내가 치겠소’(1977)로 호평 받은 후, ‘열다섯 소년에 대한 이야기’(1984), ‘내 아들’(1983), ‘우리 처가집 문제’(1985), ‘꿈 많은 처녀’(1986), ‘봄날의 눈석이(1986), ‘어머니의 소원’(1988), ‘마음에 드는 청년’(1989), ‘정다운 불빛’(1989), ‘세번째 금메달’(1990), ‘노래 속에 꽃핀 가정’(1991) ‘푸른 주단 우에서’(2001) 등의 영화들을 연출했다.

특히 ‘내 아들’과 ‘우리 처가집 문제’는 캐릭터 심리묘사에 출중한 멜로드라마 장르에 강점을 보이는 그의 재능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1988년 공훈예술가 칭호를 수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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