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영화제, 코로나19·남북갈등 딛고 오늘 개막
코로나 발병 이후 첫 오프라인 국제영화제
‘언택트’ 넘어 코로나시대 ‘롤 모델’ 될까?
[아시아엔=편집국] “평화와 연대.”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18일 개막, 23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일원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최근 극도로 경색되고 있는 남북한 상황에서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 거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계적으로 영화제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평창영화제에 쏠린 국내외 안팎의 시선 또한 가볍지 않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주최측과 관객들의 소통과 협조로 어떻게든 성공적으로 개최해 코로나시대 영화제의 모델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평창영화제는 6일간 34개국 6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북한 관련 작품들은 물론 인권, 전쟁 등의 이슈를 담은 신작들을 한 자리에 모아 평화의 메시지를 건넨다.
한국전쟁 70주년···’남부군’ ‘고지전’ 등 5편 선봬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 클래식’ 부문에서 영화 5편을 소개한다. 정지영 감독의 1990년 작품 <남부군>이 눈에 띈다. 북한으로부터 버림받은 지리산 빨치산 부대의 기록을 통해 전쟁이 남긴 상처를 되짚고 있다.
특히 올해로 개봉 30주년을 맞는 영화는 이를 기념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나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정지영 감독은 상영에 맞춰 마스터 클래스 토크에 나선다.
<남부군> 외에도 빨치산의 고뇌와 광기, 욕망을 보여주는 1955년 영화 <피아골>을 비롯해 1963년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 처음 비무장지대에서 촬영한 1965년 작품 <비무장지대>, 장훈 감독이 연출하고 고수·신하균이 주연한 2011년 <고지전>도 소개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영화제를 직접 찾지 못하는 17명의 해외 감독들은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힘을 모으자는 ‘연대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영화제 개막작인 <어느 수학자의 모험>을 연출한 토르 클라인 감독을 비롯해 <바람의 목소리>의 스와 노부히로 감독,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화제작이자 황금카메라상 수상작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들>의 세자르 다이즈 감독 등이 응원의 영상 메시지를 영화제에 보내왔다.
올해 신설된 ‘한국영화 스펙트럼K’ 섹션의 첫번째 주제는 ‘여성’. 최근 눈에 띄는 작품을 내놓은 여성감독 5인의 작품이 상영된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 김보라 감독의 <벌새>, 한가람 감독의 <아워 바디>,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 박강아름 감독의 <박강아름 결혼하다> 등이다. 감독들은 21일 동반 무비토크에 참여한다.
개막식 박성웅 진행…‘기생충’ 정재일 음악감독 무대도
18일 오후 8시 평창군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배우 박성웅씨가 진행한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배우 겸 감독 방은진의 영화 <메소드>에 출연한 인연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영화제를 찾는다.
박성웅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가 어려운 가운데 의미있는 평창영화제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영화제를 통해 좋은 작품이 관객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 정재일 음악감독의 개막 공연도 진행된다. 정 감독은 박순아 가야금 연주자와 협연을 통해 북한의 교성곡 ‘압록강’과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가곡 ‘내 고향을 이별하고’를 주제로 무대를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