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박노해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의미 없는 성공”

시위를 곧 떠날 활. 표적으로 정확히 날아갈까.  

돌아보면

내 인생은 실패투성이

 

이제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겠다고

조용히 울며 다짐하다가

 

아니야, 지금의 난

실패로 만들어진 나인데

실패한 꿈을 밀어 여기까지 왔는데

 

나에게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의미 없는 성공이고

익숙한 것에 머무름이고

실패가 두려워 도사리는 것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성공했지만 덧없는 것들이 있고

실패했지만 씨알이 되는 것도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가다 쓰러져야만

그 쓰라림을 딛고 새날은 온다

 

이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고

준비에 실패함으로 실패를 준비하지 말고

실패를 정직하게 성찰하며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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