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멕시코 캐나다 ‘억울한 옥살이’, 좀더 적극적으로 보도했더라면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기자생활을 오래 할수록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 쌓여갑니다. 특히 세밑이면 더 회한에 빠집니다. <아시아엔> 발행인으로 정유년 한해 돌아보면 반갑고 고마운 일도 참 많았지만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은 그보다 훨씬 더합니다.

오는 15일이면 수감생활 만 2년을 맞는 양모씨가 그렇고 지난 10월말 31개월만에 가석방돼 오는 3월 정식재판을 남겨두고 있는 전대근 목사의 일이 그렇습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취재하고, 보다 정교하게 그들의 억울한 사정을 자주 전하지 못한 아쉬움과 게으름에 대한 자탄(自歎)이 밀려옵니다. ‘이상기 너 삼십년 기자 맞아?’ ‘기자라면 억강부약(抑强扶弱) 정신 잊지 말아야 하는 거 아냐?’ 하고 스스로 묻지만, 양모씨와 전대근 목사 사건과 관련해선 부끄럽기만 합니다.

지금 쓰는 이 글은 일종의 반성문이고 다짐의 글이기도 합니다.

양씨가 수감돼 있는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

30대 후반에 투옥돼 새해에 마흔살을 맞는 양씨가 갇혀있는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엔 겨울바람이 유난히 심한 가운데 양씨는 오랜 지병으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가석방된 전대근 목사는 일주일에 두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양씨는 교도소 같은 방에 수감돼 있다 석방된 멕시코 여성변호사가 두달 전부터 변호인으로 선임돼 재판준비를 하고 있어 내년 6월 이전 석방 가능성도 있다고 수감 초기부터 석방에 앞장서온 팬트랜스 홍금표 대표가 전해왔습니다.

전 목사는 토론토의 한 교회에서 다시 목회 일을 시작하며 2015년 4월 1일 악몽의 순간 이전의 삶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맘이 다소 놓이긴 합니다. 이들에겐 멕시코 현지와 국내의 정신적·물질적 후원자들이 계셔 이 또한 큰 위안이 됩니다. 설훈·심재권 두 국회의원은 작년 10월 멕시코 현지 국감 이후 줄곧 양씨 영치금을 후원하고, 새로 부임한 박성훈 경찰영사는 멕시코 관계기관을 동분서주하며 석방에 뜻과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또 대구에서 막노동을 하는 문용식씨는 2년 이상 전대근 목사 석방을 위해 외교부 등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내일처럼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정성을 다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새해 저희 <아시아엔>은 이들 두사람뿐 아니라 소외받고 박해받는 이들의 편에서 좀도 부지런히, 좀더 마음을 다해 다가가겠습니다.

무술년 새해 멕시코의 양씨와 캐나다 전대근 목사가 그리도 꿈꾸던 자유를 되찾아 고국 대한민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있도록 <아시아엔> 독자들께서 함께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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