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A 에코토크·만해대상·’뿌리와 새싹’ 운동 주인공 제인 구달을 소개합니다

10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AJA 에코 토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제인 구달 박사(오른쪽)와 최재천 교수 <사진=뉴시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는 “어느 누구라도 매일 조금씩은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이 철학을 바탕으로 1991년 탄자니아 학생 16명과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 100여개국의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젊은이들이 15만개 그룹에서 참여하는 세계적 풀뿌리 운동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도 20여개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장 아시라프 달리·이사장 김학준)와 전혜숙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AJA 에코토크’가 10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박주선 국회부의장, 이인호 KBS 이사장, 이해학 목사, 김종수 신부, 법현 스님, 범상 스님,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 공무원노조 서울지부, 이진숙 대전문화방송 사장, 이한성 한국능률협회 본부장, 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 이용중 아이건강국민연대 상임대표, 민형기 청미래 대표, 김희봉 현대차인재개발원 박사, 김재화 유머칼럼니스트, 전찬일 영화평론가, AJA 임원, 환경전문가, 청소년·시민단체 회원 등 각계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다. 필자는 아내와 함께 참석하여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에코토크’ 행사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안심하고 지속가능한 환경보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기자협회 초청으로 마련됐다. 제인 구달 박사와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세계적 침팬지 연구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구달 박사는 현재 팔순(八旬)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UN 평화대사로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강연과 캠페인을 통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제인 구달(Valerie Jane Morris-Goodall)은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공학자, 어머니는 소설가였다. 1952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인은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에 입학할 여유가 되지 않아 비서, 영화제작사 직원 등으로 일을 했다.

1956년 학교 친구의 초청으로 케냐에 가서 나이로비의 국립자연사박물관장 루이스 리키 박사의 비서가 되었다. 몇년간 비서 일을 하던 그녀를 눈여겨 본 리키 박사는 그녀에게 침팬지에 대한 관찰과 연구를 추천했다. 침팬지 서식지로 가서 침팬지 무리를 관찰하던 구달은 차츰 그들을 이해해 나갔다.

구달은 오랜 시간 침팬지 행동을 연구하면서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그녀가 관찰하여 알아낸 사실에는 침팬지의 △도구 사용 △서열형성 △성생활 △성장 및 육아 △폭력성 등이다. 도구사용은 침팬지들이 가느다란 풀줄기를 이용하여 개미구멍에 넣었다 뺐다 하는 식으로 흰개미를 낚아서 먹고, 열매를 따먹을 때 나뭇가지로 치며, 돌멩이를 망치처럼 이용해 견과를 으깨는 등 다양한 도구 사용을 보여주었다.

침팬지 수명은 40-50년 정도이며, 암컷과 수컷 모두 자유롭게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암컷이 임신을 해도 그 아이의 아비는 누군지 모른다. 한번의 짝짓기에 대략 10-15초 정도 소요되므로, 한 마리의 암컷이 연속해서 여러 수컷과 짝짓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미가 모든 육아를 담당하며, 유아기의 침팬지는 주로 어미의 배에 매달려 다니면서 수시로 젖을 빤다.

구달은 초기에는 침팬지의 폭력성에 대하여 거의 모르고 있었다. 그가 발견한 폭력성은 고작 서열 다툼이나 사냥 정도였다. 하지만 1970년부터 점차 관찰되기 시작한 침팬지의 폭력성은 끔찍했다. 예를 들면, 큰 무리에서 갈라져 나온 작은 무리가 새끼를 낳지 않은 젊은 암컷을 빼고는 모두 살해당한 경우도 있었다. 같은 무리 안의 서열이 높은 암컷이 서열이 낮은 암컷의 새끼를 빼앗아 잡아먹기도 했다.

제인 구달은 자신이 관찰하던 침팬지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 이는 당시 동물 행동학계에서 금기로 여겨져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좋은 과학적 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연구자는 개관적이고 냉정해야 하므로 연구대상에게 감정 이입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구달은 감정이입의 불가피함을 주장했다. 구달 박사는 동물에게도 감정과 개성이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은 1962년 학사학위 없이 캠브리지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1965년 박사학위(동물행동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 후 미국 시러큐스대, 토론토대, 파리 아메리칸대 등 세계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에는 대영제국 훈장 3등급(CBE)를 받았으며, 2003년에는 작위급 훈장인 2등급(DBE)을 수훈했다. 2006년에는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10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AJA 에코 토크’에서 침팬지 인형 ‘미스터 에이치’를 선보인 제인 구달 박사 <사진=뉴시스>

1964년 사진작가 라윅과 결혼하였으나 10년 만에 이혼하고, 1975년 국립공원 관리인 브라이슨(탄자니아에 귀화한영국인)과 재혼했으나 남편은 1980년 암으로 사망했다. 제인 구달은 자신에 관한 영화 5편에 직접 출연하였으며, 저서는 <My Life with the Wild Chimpanzees> <희망의 밥상> 등 18권이 있다. 1986년 미국 하버드대학 출판부에서 <곰비의 침팬지들>을 출판하여 호평을 받았다.

1977년 설립한 ‘제인구달연구소’는 그의 관심이 침팬지를 넘어 자연과 환경 전체로 확대되는 발판이 되었다. 1991년 설립한 ‘뿌리와 새싹’은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단체다. 제인 구달 박사는 1996년부터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2014년 11월에는 국립생태원(당시 원장 최재천)에서 제인 구달의 탄생 80년을 기념하는 ‘제인 구달 길’ 조성 명명식을 가졌다.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제인 구달 박사를 자신의 스승으로 삼고 있다. 2013년에는 구달 박사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해 생명 사랑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제인 구달 박사는 12일 강원도 인제군 ‘하늘내린센터’에서 거행된 제21회 ‘만해실천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한국을 방문했다. 만해대상(萬海大賞)은 평화·실천·문예 3개 부문으로 시상하며, 2017년도 평화대상은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지난 3년간 8만명을 구조한 구호단체 ‘하얀 헬멧’(The White Helmets, 시리아 시민 방위대)에 돌아갔다. 문예대상 공동수상자는 최동호 한국시인협회장과 미국 버클리대 한국학센터 상임고문 클레이 유 교수가 받았다. 부문별 상금은 1억원, 공동수상의 경우 개인(또는 단체)의 숫자로 나눠 수여된다.

구달 박사는 이렇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평화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생각이 만연한 시대지만 나는 몇 가지 이유로 인류의 미래에 희망을 가진다. 인간이 가진 불굴의 의지가 그중에 하나이다. 만해대상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 전 남아공 대통령이나 이 상(賞)의 주인공인 만해 한용운 선생이 그런 분이었다. 만해대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그는 1년에 300일 이상 세계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구와 환경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이해에 큰 공헌을 한 인물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다음과 같은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동물과 자연은 인간의 정복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이다. 이에 사람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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