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간 69] 상대방 설득에 실패하는 3가지 이유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이게 이해가 안 돼?”,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도대체 말귀를 못 알아먹어.”

이와 같은 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주로 상대방에게 화가 났을 때 나오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는데 이러한 말들은 누군가로부터 들어본 기억은 있지만 자신이 했던 기억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신기할 따름이다.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경우는 다양하겠지만 보통은 자신의 생각이나 말을 따르지 않아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을 때일 것이다. 잘 알고 있겠지만 화를 내면 말뿐만이 아니라 얼굴 표정, 목소리, 행동 등 많은 것이 평소의 자신과는 달라진다.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얼굴 표정이 바뀌기도 한다. 심한 경우라면 책상 등 주변에 있는 사물을 훼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화를 내면 상대방이 달라질까? 화를 내면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이나 말을 잘 따를까? 혹은 화를 내면 상황이 좋아질까? 이곳저곳을 살펴보거나 그다지 생각해 보지 않고도 독자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화를 내더라도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그리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달라지는 척 한다는 것뿐이라는 것을.

이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상대방의 변화를 원하거나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도나 감정을 전할 때 낮은 수준의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낮은 수준이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쉽고 편하다. 상대방이 처한 여러 상황이나 측면은 물론,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생각해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니 얼마나 쉽고 편한가? 그러나 쉽고 편한 만큼 효과도 없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낮은 수준의 방법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높은 수준이란 아무나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 아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고 노력해야하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방법에 대해서는 수많은 책과 교육을 통해 제시되고 있으며 독자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를 다시 강조한다면 먼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 상대방이 그동안 속해 왔던 문화 등이 자신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점에 대해 계속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는 개인별 패러다임의 차이가 있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자기중심적 관점과 사고, 접근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기중심적인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중 하나는 자신의 과거 성공경험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경험이 현재나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생각은 상대방과의 관계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매우 위험천만하다.

최근 자신이 가족, 친구, 직장동료, 후배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윗사람을 대했던 상황을 떠올려 보자. 당신의 수준은 어떠했는가? 당신은 어떤 수준에 있는 방법을 선택했는가? 상대방을 대할 때 높은 수준의 방법을 선택하면 당신의 수준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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