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70] 닮고 싶지 않은 사람 내 머리서 지우려면
[아시아엔=김희봉 현대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박사] 우리는 ‘롤모델(role model)’이라는 표현을 통해 특정인을 닮아 가고자 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롤 모델보다는 이에 반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절대 저 사람처럼 되지는 않을 거야.’, ‘내가 저 자리에 가면 저렇게 하지는 않겠어.’, ‘도대체 이해가 안 되네.’
그동안 마음속으로 수백 번 되뇌어 말해보았지만 막상 시간이 흐르고 그 위치에 가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그렇게 닮고 싶지 않았던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서야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스스로 했던 다짐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고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변화해보려고 노력도 해보지만 쉽지 않다.
우리는 왜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을 닮아가는 것일까? 언뜻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히려 닮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우리가 그 사람을 닮게 되는 이유 중 하나를 들자면 그동안 그 사람을 닮기 위한 행위는 했으나 닮지 않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닮기 위한 행위는 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과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소위 코드를 맞추기 위해 혹은 갈등이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지불식간에 혹은 의도적으로 그 사람이 즐겨 쓰는 용어와 선호하는 행동을 모방한다. 이렇게 따라하다 보면 어느덧 습관이 되고 생각이나 행동도 점점 엇비슷해진다.
물론 이와 같은 행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권장할만하다.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 다만 닮고 싶지 않은 것을 닮아가는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해보고자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그동안 자신이 닮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충분히 희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책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책을 통해 정제되고 순화된 용어나 다양한 관점을 접해보게 되면 그동안 한 쪽으로 편중되었던 자신을 성찰하게 되는 것은 물론, 스스로 균형을 잡고 언행을 가다듬을 수 있다.
이것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이나마 지금까지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경험의 장에 뛰어 들어보자. 그동안 익숙했던 환경과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외부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조망해보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던 누군가를 직, 간접적으로 닮게 되어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의 언행을 본보기로 삼고 살아간다. 그렇지만 간혹 자신이 닮고 싶지 않은 사람 혹은 닮고 싶지 않은 언행과 마주하게 될 때도 있다. 이 때 어쩔 수 없다는 자조나 타협보다는 적극적으로 극복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보면 어떨까? 아울러 자신이 닮고자 하는 모습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