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밝힌 ‘멕시코 억울한 옥살이’ 경찰영사 잘못 13가지

서울 종로구 감사원 <사진=뉴시스>

감사원, 멕시코 전 이임걸 경찰영사 태만·무능·직무유기 밝혀 ‘경징계’ 이상 요구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에서 15월째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양현정(39·애견옷 디자이너)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이 사건 당시 경찰영사이던 이임걸 총경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내리라고 경찰청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전비호 대사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하라고 외교부에 통보했다.

5일 감사원과 멕시코 현지교민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업무 처리 태만’ 제목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자국민(양현정)의 억울한 옥살이가 전 경찰영사 이임걸의 직무유기와 업무태만, 업무전문성 결여 및 무능에 따라 발생했다”며 “또 이임걸 전 경찰영사의 허위사실 유포 및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비호 대사의 직무유기, 업무태만, 허위보고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업무를 태만히 한 이임걸 경찰영사의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규정에 위배된 것으로 같은 법 제78조 제1항 제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경찰청장은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업무를 태만하게 처리한 경찰영사 이임걸을 국가공무원법 제82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경징계 이상) 하기 바란다”고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통보했다.

감사원이 경찰청 등에 통보한 이임걸 전 경찰영사에 대한 감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멕시코 근무를 시작한 지 11개월이 지나도록 영사 조력권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업무전문성 결여, 무능).

△자국민 양현정씨와 여성 종업원들이 즉각적인 영사지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했는데도 현장에서 멕시코 검찰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직무유기, 업무태만).

△피해자 신분인 여성종업원 5인에 대해 면회를 실시한 (사건발생 다음날인) 2016년 1월 17일 오전 10시경까지 아무런 영사조력을 하지 않았다(직무유기, 업무태만).

△여성 종업원들이 실제 진술과 다르게 작성된 진술서에 멕시코 검찰로부터 서명을 강요받고 있었고, 동 진술서에 여성 종업원들의 의견이 반영·수정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진술서 작성경위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직무유기, 업무태만).

△영사조력 없이 증인의 통역으로 작성된 진술서가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주장해야 했으나 이에 대하여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 등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직무유기, 업무태만).

△멕시코 검찰이 “여성 종업원들이 진술서 내용에 모두 동의하고 내용을 수정·추가한 후 서명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영사진술서를 작성해 서명을 요청하자 이임걸 경찰영사는 그 내용도 모른 채 같은 날(2016년 1월 17일) 자필로 서명하여 멕시코검찰에 제출했다(업무전문성 결여, 직무유기, 업무태만, 무능).

△2016년 1월 22일 여성종업원들의 2차 진술 때 멕시코검찰이 영사의 입회를 요청했는데도 이 사건에 엮이기 싫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입회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업무태만, 직무유기, 업무전문성 결여).

△멕시코 연방법원은 사건발생 9달 후인 2016년 10월 “여성 종업원들의 진술서는 증인이 통역을 했고 영사조력이 없는 상황에서 멕시코검찰의 강압에 의해 작성됐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멕시코검찰은 연방법원의 판결 직후인 10월 18일 조사 과정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항고 근거로 이임걸 경찰영사가 서명한 사실과 다른 내용의 영사진술서를 제시했다. 이같이 태만한 업무 처리는 재외국민에게 도움은커녕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업무전문성 결여, 직무유기, 업무태만, 무능).

△멕시코 형사법원은 2016년 1월 18일부터 같은 해 8월 16일 사이에 모두 20차례에 걸쳐 심리일자를 통보하면서 자국민 양씨에 대한 영사지원을 요청했으나 이 경찰영사는 2월 5일 양씨의 첫 심리만 참석했다(직무유기, 업무태만).

△이후 지속적으로 심리에 참석하지 않아 멕시코검찰의 증거조작 등 심리과정에서 논의된 중요사항에 대하여도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야 파악하는 등 사건의 진행상황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직무유기, 업무태만, 무능).

△국내 언론이 2016년 8월 31일 “영사가 멕시코검찰에 속아 여성 종업원들을 설득하여 거짓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였다”는 공문내용을 공개하자 그제서야 내용을 파악하고 이 공문의 발송 사실을 대사 및 외교부 본부에 보고했다. 공문을 개인차원에서 관리·대응함으로써 재외국민 보호업무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했다(업무태만, 무능).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국민 양씨 사건에 대해 ‘강제로 일 시키고 돈 안주고 착취하는 중범죄’라고 하거나 ‘피고인측에서 한국정부와 영사를 잡고 늘어져 중범죄인에게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멕시코정부에 요청하라고 한다’는 등의 댓글을 개인적으로 게시했다. 이는 재외국민을 보호해야 할 입장인데도 오히려 재외국민을 중범죄인으로 표현하며 재외공관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허위사실 유포).

△멕시코 검찰이 여성 종업원들에 대한 면회요청을 거절했다 하더라도 피해자 영사 조력권인 현지 법령을 근거로 면회를 주장해야 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여성 종업원들은 연행된 이후 30시간 넘게 전혀 영사조력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멕시코 검찰로부터 부당 대우(인권침해, 고문)를 받으며 허위 진술서에 서명을 강요 받았다(직무유기, 업무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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