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지 않는 옷 벗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유족 찾아 사과하길

<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박근혜가 청와대를 떠났다. 더 늦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박근혜는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승복한다고 말해주기를 바랬겠지만, 박근혜의 방법으로는 그만하면 됐다고 본다.

자연인으로 돌아갔지만, 박근혜는 전 대통령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러일전쟁의 일본 노기 마레스케 대장이 왜 군신이 되었는가? 노기는 여순(旅順)을 제압하기 위한 203고지 공성전을 지휘했다.

노기의 지휘에 따라 돌격으로 일관하는 일본군은 러시아군의 기관총에 추풍낙엽처럼 쓸어져 갔다. 이때 희생자가 러일전쟁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전승 후에 노기는 다른 대장들이 모두 받는 원수 칭호를 사양하고 203고지 전투 전몰자 유가족들을 위문하며 보내다가 명치천황이 붕어(崩御)하자 천황을 따라 자결했다. 일본이 노기 마레스케를 군신으로 떠받드는 이유다.

박근혜가 할 일은 우선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아 위로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세월호는 선장이 잘못한 것이지 박근혜가 잘못하여 침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세월호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박근혜의 졸렬(拙劣)한 처리는 어떤 방법으로도 변명할 수 없다. 잘못은 박 대통령만이 아니다.

김장수 안보실장은 관저에 있는 박근혜를 어떻게든 끌고 나왔어야 한다. 육군대장, 참모총장, 국방장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김장수의 그날 행보는 전임 남재준 총장과 너무도 차이가 난다. 박근혜가 떠난 마당에 김장수는 순장조(殉葬組)로 주중대사를 사임하는 것이 마땅하다. 박근혜는 노기 대장과 같은 심정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위문하는 것이 첫째로 할 일이다.

박근혜는 여러 모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고생하다가 이제야 짐을 벗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말은 박근혜의 최후의 항거다. 그 말은 맞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헌재에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김평우 변호사 등이 제기한 문제들은 그들대로 추적할 것이다. 박근혜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박근혜가 잘못한 것은 자기 탓만은 아니다.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두환이 말 한마디로 국제그룹을 해체시켰던 세상에 살아왔다. 지금까지는 그래 왔다. 누구도 자유스럽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그랬더라도 앞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에 헌재 선고의 의미가 있다. 헌재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민주공화국)임을 확인”한 것을 박근혜는 골수(骨髓)까지 깨달아야 한다. 이것은 촛불과 태극기의 승리다.

자연인 박근혜는 이제 친인척과 화목하게 보내며 평안과 건강을 되찾기 바란다.

정치인들은 그동안 박근혜의 천부적 인권을 짓밟은 적은 없는가? 표창원이 무슨 권리로 그런 파렴치한 패륜을 저지르는가? 박근혜를 모형 단두대로 보내고 머리를 공으로 만들어 애들에게 차게 했던 자들이 사람인가? 모두들 광란에 휩싸이지 않았는가?

영국의 <BBC>는 “(정유라라는) 한 강아지(a puppy)가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는 이번 사건을 이렇게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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