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년] 노란리본 보면 지금도 눈물···맘놓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어야

세월호사건 발생 3년, <아시아엔> 자매 월간 <매거진N>은 2014년 6월호에 ‘세월호 특집’을 기획·보도했다. <아시아엔>은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더 이상 제2, 제3의 세월의 사건이 이땅에서 영원히 발생하지 않기를 염원한다. <아시아엔>이 3년 전 <매거진N> 특집기사를 독자들과 공유하는 이유다.(편집자)

[아시아엔=김미래 <아시아엔> 인턴기자] 2014년 4월 16일, 여느 평범한 하루처럼,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수업을 듣는 중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속보를 보여주었다. 수학여행을 가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탄 여객선이 침몰하여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였다.

얼마 후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뉴스를 읽게 되었고 안심했지만 이 소식이 오보로 알려지면서 충격에 빠졌다.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면서 제발 1명이라도 더 구조되길 마음속으로 빌면서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도록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고, 사망자의 숫자만 늘어났다.

세월호사건이 일어난 지 보름 후 안산합동분향소를 찾아갔다. 분향소를 방문한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 영정사진을 보면서 아이들의 살아있었으면 느꼈을 행복이 사라진 것에 분노하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대한민국 곳곳에 노란 리본이 매여지기 시작했다. 노란리본은 2차 세계대전의 군인들이 무사히 돌아오도록 리본을 단 것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신들이 리본을 다는 ‘작은 움직임’이 아이들이 살아 돌아올 수 있는 ‘큰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안전한 나라였다면, 그래서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와 같이 간절하게 노란 리본의 기적을 바라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도, 대구 지하철참사 때도 우리는 일어난 참사 앞에 무기력하게 기적만을 바라왔다.

지금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사건의 책임을 무리하게 선박을 개조해 과적을 일삼은 청해진해운과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고 대피해 버린 승무원들에게 묻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사건의 책임은 이들에게만 있지 않다.

‘전원구조’라는 오보로 구조 시간을 늦춘 언론, 복원력을 상실한 배를 ‘안전하다’고 판단했던 해수부, 사건 발생초기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해 270명 아이들의 죽음을 손 놓고 보도록 했던 정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세월호사건이 한 달하고 3일이 지난 오늘 아침,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하며 세월호사건의 총책임자로서 사과를 했다. 18세 미만의 아동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아동복지법을 볼 때, 국가의 총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사과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대학생으로서, 나는 우리나라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지난 주말 청계천을 가득 메웠던 국민들, 분향소를 찾은 200만 명의 국민들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예비 어른으로서 세월호사건을 일으켰던 어른들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따라 죽어갔던 착한 아이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기적만을 바라고 있었던 지날 1달을 잊지 않아야 한다. 안전이 당연시 되는 사회, 기적이 필요하지 않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당장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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