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호 미스터리와 대선후보 남재준의 경우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노무현 정부 당시 전작권 전환 논쟁이 치열했다. “작시작전권도 없는 군대가 무슨 군대냐?”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열 받게 만드는 쉬운 질문이었다.
장군들이 전작권 환수가 아니라 전환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해하려고도, 할 수도 없었다. 이에 대한 반론 방법을 달리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미군이 타국군의 지휘를 받은 적이 있었던가? 전작권을 전환하면 한국군은 한국군이, 미군은 미군이 각각 지휘하자는 것인데 이는 한미연합사(CFC)의 해체다. 즉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이 이룩한 최대의 외교안보적 성과인 한미상호안보조약과 1978년 박정희가 이룩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무위로 돌리는 것이었다. 이를 감수할 것인가를 그에게 물었어야 했다.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는 요코스카를 기지로 하여 서태평양을 방위한다. 북핵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칼빈슨호에 이어 다시 니미츠호가 투입된다고 한다. 칼빈슨함과 함재기는 15조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국 국방비가 40조다. 이처럼 한미연합방위체제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한미군 2만8천명이 전부가 아니다. 세계에 걸친 미군의 전력구조에 연결되며 동원된다. 다행히 전작권 전환은 국방장관들의 노력으로 시기를 못 박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전환으로 바뀌어졌다.
모든 폭탄의 어머니(MOAB)라는 GPU-43이 아프간에 투하되었다. 반경 5백 미터 이내 무산소가 된다. 핵무기는 아니나 핵무기와 거의 근접한다. 피해반경으로 보아 김정은 집무실을 작살내기에 딱 맞는 폭탄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날 무렵 트럼프로부터 방금 시리아를 폭격했다는 말을 들은 시진핑은 10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struck to dumb 라고 한다. 한마디로 트럼프는 싸움을 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 달리 보는 후배들도 있다. 남 후보는 육군참모총장 퇴임식을 마치고 자가용을 직접 몰고 귀가한 것뿐 아니라 평소 퇴근 후에도 자주 스스로 운전하고 다녔다고 한다. 유명한 파월 장군도 TRADOC(Army Training and Doctrine Command) 사령관 당시 퇴근 후엔 운전병 대신 자신이 직접 운전하였다고 한다. 출근할 때는 운전병이 나오지만 퇴근 후에 운전병이 할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재준이 이를 흉내 내었을 수도 있지만 한국군에서는 퇴근 후에도 운전병이 할당된다.
군에서 장군에게 주어지는 예우에는 이유가 있다. 운전병과 부관은 장군에 대한 경호 임무도 겸한다. 남재준의 과도한 청렴을 또 다른 정치군인의 행태라고 비판하는 후배도 있다. 장군 가운데 이런 특이한 행태로 기자들의 눈에 띄고 회자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오늘날에는 전방에서 병력을 지뢰제거에 투입하는데 부모에 묻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군이 이상하게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인권의 보편적 귀중함과 군의 특수성을 같이 살리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이면서 동시에 통수권자다. 국민과 군을 아울러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방부 문민화는 이런 요건을 반영할 수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