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망언 인용한 트럼프 본심은?

<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트럼프가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진핑의 말을 인용하여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 중국은 일본의 일부였는가? 1945년, 즉 불과 70여년전만 하더라도 만주, 북경, 남경이 일본 치하에 있었으니 未嘗不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트럼프에 대한 반박은 이러한 비유를 이용해야 한다. 역사가 悠久한 서구인이 아니라 미국인의 역사인식은 대체로 천박하다. 미국 건국 2백년 기념으로 유럽을 여행하는 노부부가 캠브리지대 킹스칼리지에 들렀다. 잔디가 고운 것에 경탄하여 어떻게 하여 이렇게 고우냐고 물었다. 정원사가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을 뿌리고 잡초를 뽑아 주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비결이 그것밖에 없냐”고 재차 묻자 “그것을 800년 해왔다”고 했다.

제국을 잃은 영국인이 벼락부자라고 으스대는 미국인을 놀리는 조크다. 그렇다고 영국인에게 영국은 이탈리아의 일부였다고 하면 어떻게 나올까? 브리튼이 2천여년 전 로마제국의 일부였던 것은 맞지만 영국이 사실상 이탈리아의 일부였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고 하는 시진핑에는 이렇게 쏘아주어야 한다.

시진핑은 중국인의 일반적 역사인식을 보여준다.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구성한 예맥(濊貊)족이 중국의 일부라고 한다. 한국은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三韓)을 통일한 신라의 연속으로 본다. 이것이 동북공정의 핵심이다. 이것은 뿌리 깊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복수심의 소산이다. 수(隋)는 고구려를 치다가 망했다. 당(唐)도 나라가 휘청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중국은 이 분함을 잊지 못한다. 한족(漢族) 역사상 최대의 치욕을 당한 것이 송(宋)이고 뒤를 이은 것이 명(明)이다. 한·몽·만·장·회(漢 蒙 滿 藏 回)의 오족협화(五族協和)는 명(明)부터 시작되어 청(淸)을 거쳐 중화민국에서 체계화된 것을 중화인민공화국이 이어받고 있다.

일본이 만주국을 세울 때 내세운 일본인·조선인·몽고인· 만주인·중국인의 五族協和는 여기서 빌려온 것이다. 조선은 중국 중심의 조공체제라는 문화경제 질서에 속했다. 주권은 유지되었다. 이것은 베트남도 같았다. 1895년 청일전쟁의 결과로 조선이 자주국임이 국제법에 의해 선언되었다. 그전까지 동양에는 국제법이란 것이 없었다. 불과 130년 전의 이야기다.

따라서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진핑의 역사 인식은 중국인들에는 생소(生疏)한 것이 아니다. 공산화된 중국에서 조공질서를 제대로 이해하는 중국인은 별로 없다. 중국은 트럼프 소동에 대해 해명을 미루고 있다. 사실 맞는 이야기 아니냐는 생각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잠시 우리의 주적이지만, 중국은 두고두고 우리의 주적(主敵)이다. 후손들이 이를 명확히 하는 것이 역사교육의 핵심이다.

우리 부모세대에는 김구는 테러리스트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다. 일본인들이 퍼뜨린 것이다. 해방이 되지 않았더라면 김구는 한낱 테러리스트로 남을 뻔 했다. 대개 사실(fact)과 인식(understanding) 사이에는 큰 간극(間隙)이 존재한다. 역사는 승자가 쓴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승자에 의해 터무니없이 왜곡(歪曲)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한다. 동양학의 역사가 오랜 유럽의 중심국가 프랑스는 중국에 대해 비교적 균형 잡힌 인식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프랑스 지성의 상징인 전 문화장관 앙드레 모로아의 저작부터 읽고 나서 중국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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