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인데 정치는 4류”···반기문 ‘정치교체’ 과연 해낼까?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반기문이 정치인의 첫 일성으로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제기했다. 앞으로 ‘정치교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국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바를 담아낸 것은 분명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5년 베이징에서 “기업은 이류, 행정은 삼류인데 정치는 사류”라고 했다가 김영삼의 혹독한 보복을 받았지만 당시 국민들 마음은 시원했다. 국민의 의사를 집약하고 실현해나가는 場과 방법으로서 정치는 필수인데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정치가 교체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지적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것을 우겨대는 저열함’이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방미하여 풀린 안보보좌관과 회담하여 사드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는 직무정지된 대통령의 참모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총리실은 대통령 대행을 보좌하고 있는 안보실장이 행한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문재인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했다가 일축당한 것이다. 안보실장은 대통령의 개인참모가 아니다. 그리고 안보에는 중단이 없다. 중국을 거슬리지 않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 하더라도 문재인의 문제제기는 잘못된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언어와 논리로 문제제기를 하는 정치인들을 교체하는 것도 정치교체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정치교체의 과제로 제일 중요하고도 어려운 것이 의원들의 특권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분권형체제든, 의원내각제든, 의원의 비중과 역할이 증대되는 체제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우려하는 것은 국회의 구성과 수준이다. 특히 말도 안 되는 의원특권을 폐지하거나 줄이는 것이 시급한데도 그 실현은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만큼이나 지난至難하다.
반기문이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이 ‘장점’을 넘어서서 정치교체를 할 수 있는 조건이다. 야당에서는 혹독한 검증을 운위한다. 반기문이 어떠한 문제의식과 해법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지지를 모아 나갈 것인가는 앞으로 엄격한 검증대상이다. 박근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뽑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반기문이 “권력의지가,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라면 얼마든지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정치행태를 단호히 배격하였다.
반기문이 내세운 ‘정치교체’의 문법과 논리가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까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그가 진정한 검증에 어떻게 대응할지 역시 기대와 우려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