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공황장애?②] 원인·증상 그리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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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공황장애의 원인은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비롯하여 유전적,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같이 작용을 하고 있다. 신경생물학적 원인으로 공황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들은 중추신경계의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GABA(감마아미노부티르산) 수용체에 작용하는 신경화학적 물질, 생체 내의 산·염기 균형을 깨뜨리는 호흡 관련 물질 등이 있다.

공황장애를 가진 환자는 가까운 친척들이 공황장애를 앓게 되는 경우가 일반인에 비해 10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한쪽이 공황장애를 앓을 때 다른 쪽이 역시 공황장애에 걸릴 확률이 45% 정도가 된다. 최근에 유전적 원인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공황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특정한 유전자나 염색체 부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정신분석가들은 공황발작이 개인이 받아들이기 힘든 생각이나 소망, 충동 등이 억압되어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무의식적 내용들이 의식 속으로 터져 나오려 할 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인지행동주의 이론에 따르면 불안은 학습에 의한 것이거나 조건화 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황장애 자가진단’은 아래 심리적 증상 중 1개 이상과 신체적 증상 중 3개 이상을 동시에 겪은 적이 있으면 공황장애를 경험해 봤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아래 증상 중 해당되는 항목이 많고, 나타나는 빈도에 따라 공황장애의 심각한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심리적 증상> ▲죽을 것 같거나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자제력을 잃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신체적 증상>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슴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한 감을 느낀다 ▲현기증이 나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이 마구 뛴다 ▲나도 모르게 손발이나 몸이 떨린다 ▲진땀이 난다 ▲누가 목을 조르는 듯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속이 메스껍고 토할 것 같다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거나 자신이 내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손발이 저리거나 마비되는 느낌이 든다 ▲몸이 화끈거리는 느낌이나 오한이 든다.

공황장애는 초기에는 공황발작이 간간히 일어나므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공황발작이 반복되면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장소나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심해지면 일상적인 사회활동을 모두 두려워하게 되어 광범위한 공포증을 갖게 되며 대인기피증 같은 다른 정신질환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오면 환자는 아무런 희망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우울증에 빠져 술이나 신경안정제에 의존하거나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공황장애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점점 더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도록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에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치료, 바이오 피드백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시행하여야 한다. 치료 초기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차단제와 같은 항우울제 약물과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에 따라 다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공황발작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급성기 치료에 사용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인지행동치료란 생각과 감정, 행동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을 밝혀내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회피하려는 행동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다. 즉 왜곡된 생각과 행동을 교정하여 불안이나 공포감, 공황발작을 감소시킨다.

이에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에 대해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주고, 환자가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편견들을 잡아주는 ‘인지치료’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장소나 상황에 불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치료’가 포함된다. 자신의 증상과 반응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공황기록표’와 ‘기분기록표’ 등을 작성하고 호흡조절, 근육이완 등을 훈련하여 공황발작 시애 일어나는 증상을 스스로 조절하는 연습을 실천해야 한다.

정신치료는 심층적인 상담을 통해 공황 증상의 무의식적 의미에 대해 통찰함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바이오피드백은 생체 되먹임(피드백) 작용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자신의 생리 현상을 컴퓨터를 통해 직접 관리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훈련으로 불안증상을 완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공황발작의 양상이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과 비슷하여 혹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것이 아닌가하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절대 그렇지 않다. 공황장애는 불안하고 불편한 병이지만 그 증상 때문에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 공황발작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 공황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공황장애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므로 예방이 쉽지 않지만 주요 요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해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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