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의 커피인문학 ‘플랫화이트’②] 카푸치노·카페라테·에스프레소의 장점 한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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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박영순 <아시아엔> ‘커피’ 전문기자] 플랫화이트의 세번째 특징은 ‘작지만 강한(Small but Strong)’이다. 플랫화이트를 담아 손님에게 제공하는 잔의 크기가 카푸치노나 카페라테에 비해 작아 ‘스몰’이지만, 우유가 섞이는 양이 적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의 맛이 상대적으로 세기 때문에 ‘스트롱’이다. 카푸치노와 카페라테의 제조법은 국가나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어느 한 기준이 옳다 그르다고 할 수 없게 된 실정이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원조국인 이탈리아가 정한 규정이 있어, 이런 혼선이 있을 때는 하나의 기준이 되곤 한다. 이탈리아국립에스프레소연구소(NIIE)는 2007년 정통 카푸치노에 대해 “우유 100ml를 가지고 25ml가량 거품을 낸 거품우유 125ml를 에스프레소(25ml)에 부어 용량 150ml잔에 담아낸다. 이 때 잔의 재질은 도자기이면 더욱 좋다”고 규정했다.

카페라테는 이탈리아 정통의 경우에는 우유를 거품내지 않고 데워 붓는 것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카푸치노보다 거품이 적은 만큼 액체상태의 우유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다 부드러운 에스프레소의 맛을 내는 음료인 것으로 통용된다.

플랫화이트는 카푸치노와 카페라테와 사용하는 에스프레소의 양(25ml)는 같다. 반면 잔의 용량이 120ml 정도여서 섞이는 우유의 양이 적다. 따라서 자연스레 에스프레소의 맛이 더 부각된다.

카푸치노와 카페라테를 8온즈(237ml) 쯤에 제공하는 커피전문점이 많은데, 이 경우 플랫화이트는 통상 5.5온즈(163ml)짜리 잔에 담아낸다. 플랫화이트를 처음 만든 곳을 두고 뉴질랜드와 호주가 경합을 벌이는데, 그 시기에 대해선 1980년대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플랫화이트는 점점 더 에스프레소의 향미를 강하게 풍기면서도 우유의 맛 또한 끈적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농밀한 쪽으로 진화한다. 이에 따라 플랫화이트에는 에스프레소보다 향미가 더 농축된 리스트레토 더블 샷을 넣는 것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마지막 키워드는 ‘도자기 잔(Ceramic cup)’이다. 카푸치노는 도자기 잔, 카페라테는 유리잔, 플랫화이트는 도자기 잔에 담아내는 것이 관습으로 굳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리잔에 마이크로폼 우유를 먼저 담고 그 위에 리스트레토 더블 샷을 부어 플랫화이트라고 제공하기도 한다.

진한 갈색의 커피가 마치 연기처럼 우유 사이를 퍼지나가는 모습이 멋들어지긴 하지만, 이는 플랫화이트가 아니라 라테 마키아토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플랫화이트를 호주에서는 세라믹 머그잔(200ml)에, 뉴질랜드에서는 튤립모양의 컵(165ml)에 담아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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