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김연아 같은 ‘인류 대표선수’ 키우려면 김종인·이한구의 새판짜기 ‘절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인공지능이 인류를 넘었다. 그러나 보다 인상적인 것은 한국의 이세돌이 65억 인류를 대표하여 인공지능과의 대결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바둑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도 아니요, 14억 중국도 아니다.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은 인류 최고를 표상한다. 이세돌은 김연아와 같이 인류 최고다. 1국에서 예상치 않았던 패배를 당하고서도 이세돌은 “나는 여러번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1국에 졌다고 해서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면서, “알파고는 놀라움을 선사하지만, 현재로서 어떤 상대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판을 거듭할수록 이세돌과의 기보를 반영하여 더욱 정교해진 알파고가 우세하여, 최악의 경우, 이세돌은 5대0으로 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알파고를 만든 것은 결국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번 대국의 프로그램을 짠 딥 마인드 영국인 CEO는 인지신경과학 박사, 14세 이하 세계 체스랭킹 2위다. 우리 정책당국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는 영국, 미국에 비해 우리가 현저하게 낙후되어 있다는 데에 정신 차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에서 현실적으로 닥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저출산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에서 인력을 들어와야 한다고 한다. 이유는 값싼 노동력인데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 중심경제에 요구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저물게 되고 창의적 소규모의 글로벌 기업과 고급 숙련공을 키울 수 있는 중견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재편될 것이다. 우선 여성활동을 증가시키면 단번에 경제활동 인구가 배가될 것이다. 이 점에서 사관학교에서도 여생도를 교육시키고 여군 부사관을 증가시키고 있는 군은 선구적이다.

글로벌시대에 다민족을 포용하는 이민국가로의 확대를 지향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다문화를 수용하는 것은 좋지만, 한국이 구태여 다민족국가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중국이 56개 다민족국가라고 하나, 주체는 어디까지나 90%의 漢族으로 한족이 소수민족을 동화 흡수시켜나가려는 것이 본색이다. 굳이 외국인력을 받아들이려면 중국의 조선족이 그래도 낫다. 문제는 조선족에게는 중국이 母國이라는 점이다. 또한 오랫동안 사회주의에 물든 그들의 행태가 현재 우리, 특히 젊은이들과는 사뭇 다르고 조야(粗野)한 것도 문제다.

인구성장이 정체되고 노령화되고 있는 현실을 만회하려고 기를 쓸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고 차라리 적당한 선, 예를 들어 5천만명 선에서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남북통일이다. 그런데 북한동포라고 해도 한국사회에 뿌리내리고 살기 힘들다. 탈북자들은 앞으로 남북통합 과정에서 겪게 될 문제를 제기한다. 북한도 현재 사실상 시장경제로 이행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주체인 국가가 답을 못주기 때문이다.

북한의 문제는 핵이 아니고 경제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유엔의 대북제재도 북한을 압살하려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에게 이를 깨닫게 해주려는데 목표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깊은 성찰과 처절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한 정치적 설계와 조정을 감당해야 할 20대 국회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김종인, 이한구 등이 주도하는 새판짜기가 성공하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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