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알리바바 마윈의 6가지 핵심가치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어렸을 때 읽은 <천일야화>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 생각난다. 정직한 알리바바는 40명의 도적단이 보물을 감춘 동굴을 발견하여 큰 부자가 된다는 줄거리다. 그때 그 동굴의 문을 연 주문(呪文)이 “열려라 참깨!”였다. 이 알리바바의 이름을 따서 중국의 마윈(馬雲, 1964~) 회장이 세운 세계적인 기업이 바로 알리바바다.
알리바바의 매출은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와 ‘아마존’을 합친 것보다 많으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이른다고 한다. 2012년 매출이 약 170조원이라고 알려졌을 정도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알리바바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불과 6분 만에 2천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작년 ‘올해의 인물’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Jack Ma)을 뽑았다.
사실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나 흔한 전자상거래 형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어느 기업도 알리바바를 모방은 하지만 추월하지는 못하고 있다. 마윈은 “나는 망원경을 가지고 보아도 아직 경쟁자가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을 정도다.
마윈의 알리바바의 자신감은 무엇일까? 자신감의 근원은 ‘고객신뢰’다. 이렇게 자신하는 이유의 근원은 알리바바가 만들어 낸 시장 진입장벽이 기술이나 특허가 아닌 고객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존재이유는 중소기업의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것이다. 흔히 기업은 해외진출 때 3대난을 겪는다. 바로 무역장벽, 시장창출, 자금난이다. 알리바바는 기업이 느끼는 이 세 가지 어려움을 도와주어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
그렇다면 알리바바는 어떻게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을까? 답은 바로 ‘가치관 경영’에 있다. 알리바바의 가치관 경영은 벽에 걸려 있는 죽은 가치관이 아니라 실제로 모든 전략의 의사결정과 성과 평가에 반영되는 살아 있는 가치관이다. 우선 전략 의사결정에 어떻게 가치관이 반영되는지 살펴보자.
알리바바는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창업자인 마윈이 결정하는 대신 가치관으로 결정한다. 알리바바가 존재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의 비즈니스를 돕는 것이다. 이것이 알리바바의 미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존재이유와 맞지 않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사명인 “중소기업의 비즈니스를 돕는다”는 것에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선포했다. “알리바바의 가치관을 따를 수 없는 사람, 우리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떠나라”고 말이다. 또 2008년에 금융위기가 닥치자, 모든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했고 사회적 분위기도 투자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때에도 알리바바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전 세계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광고로 수익을 내는 건 회원들에게 가치를 주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시행하지 않았다. 거래수수료도 회원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원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아예 시행하지 않았다. 단, 연회비 2999달러만 내면 얼마든지 검색도 하고 거래도 할 수 있다. 거래를 100번을 하든 1만번을 하든 가격은 모두 같다.
알리바바의 가치관은 전략의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조직의 직원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모든 인사평가에 반영한다. 알리바바는 여섯 가지 핵심가치를 만들었다.
변화수용, 열정, 고객우선, 팀워크, 정직성, 책임감이다. 핵심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인사평가에 50%를 반영했다. 이는 모든 직원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변화수용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점-회사의 변화에 적응하고 불평하지 않는다.
2점-변화를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소통하여 성실하게 임한다.
3점-변화과정 중 일어나는 실패나 좌절에서 자기조절을 할 수 있고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과 격려를 해준다.
4점-업무 중 새로운 방법, 새로운 아이디어를 항상 생각해본다.
5점-변화를 추구하고 성과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이렇게 각각의 핵심가치를 다섯 단계, 즉 1~5점으로 나누고, 각 점수에 해당하는 행동을 이렇게 명확하게 표기했다. 가장 높은 점수인 5점은 1~4점의 행동을 모두 보였을 때 받을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가치관 평가는 자가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가 평가도 본인이 추상적으로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가 평가를 한 근거와 사건을 제시해야 점수가 유효하다.
이러한 가치관 평가를 통한 인사평가는 분기마다 이루어진다. 알리바바는 가치관 중심의 기업이기 때문에 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인사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 실제로 마윈은 실적이 가장 높은 세일즈 직원 두 명을 해고한 적이 있다. 두 직원이 고객에게 거짓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세일즈를 올리기 위해 과장된 약속을 하는 것은 핵심가치 중 고객우선을 어긴 것이다.
이렇듯 모든 전략의 의사결정과 직원의 인사평가에 가치관을 반영함으로써 지금까지 승승장구해온 알리바바는 실제로 지난 5일,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그룹의 기업 가치가 1530억 달러(약 164조 9000억원)로 추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