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출마자들께 ‘묵자’의 7가지 지혜를 전합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춘추전국시대 묵자(墨子, BC 479~BC381?)가 쓴 <묵자>라는 책은 난세(亂世)에 ‘겸애(兼愛)와 비공(非攻)’을 주장하며 천하를 누빈 묵가의 실천강령이다.
‘겸애’란 모든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하는 것, 즉 친한 사람이든 친하지 않은 사람이든 구별 없이 모두 똑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묵자는 빈민 출신으로 최하층민의 고충을 헤아릴 줄 알았으며 소박하고 근검절약하는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묵자의 겸애사상은 사람들이 서로 감싸안아 평등하게 대하며, 강자가 약자를 깔보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을 멸시하지 않으며,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공은 남을 해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 고대역사 인물들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친위(親楡)의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묵자>에는 묵자의 겸애정신을 담은 실천의 기술, 인간관계의 기술, 인재관리의 기술, 공부의 기술, 삶의 기술에 관한 깨달음이 담긴 명언들이 가득하다. 그 가운데 인간관계의 기술 7가지를 요약해보자.
첫째, 지혜로운 사람은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릴 줄 안다.
영리한 사람과 영리한 척하는 사람은 다르다. 영리한 사람은 자신의 영리함을 깊숙이 묻어두고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반면 영리한 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모함하는 것을 재주로 여기고 시시때때로 사용하다가 자신이 판 함정에 스스로 빠지곤 한다. 사실 영리함은 재산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훌륭한 재산인 영리함을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릴 줄 안다.
둘째, 아첨하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는다. 사람들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노여움을 사지 않으려고 한다. 그 때문에 대부분 좋은 말로 남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하며, 듣기 싫은 말을 해서 남에게 미움을 사는 것을 꺼려한다. 듣기 좋은 말만 한다면 친구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 진정한 마음으로 책망하고 꾸짖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인생의 스승이자 진정한 친구다.
셋째, 겸허한 태도로 마음을 여는 것이다. 묵자는 자만하지 말고 겸허하며 다른 사람의 비평을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 잘못을 바로잡아서 넓은 마음으로 타인의 장점을 흡수해야만 자신의 장점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것은 말은 쉬워도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운 덕목이다. 묵자는 “양자강과 황하는 작은 물줄기를 마다하지 않아 큰 강을 이루었다”는 말로 겸허한 태도를 가지라는 깨우침을 주고 있다.
넷째, 상대방의 자존심을 짓밟는 의미 없는 논쟁은 하지 않는다. 남의 체면을 깎아 얻은 승리 때문에 상대로부터 원한을 사서 화를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대방과 논쟁할 때는 두 가지 결과를 생각해봐야 한다. 하나는 의미 없는 표면적 승리이고 또 하나는 상대방의 호감이다. 이 두 가지는 한꺼번에 얻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다섯째, 나를 비워야 타인을 담을 수 있다. 교만은 사람의 몸을 감싸는 악취와 같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잘난 척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마음을 비우고 더 성숙해질 수 있는 법이다. 비워야 다른 사람을 담을 수 있다. 교만하면 자기 외에는 아무도 담을 수 없다.
여섯째, 소인에게 맞서는 기술과 피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묵자는 사람을 크게 군자와 소인 두 가지로 나누었다. 군자는 공명정대하지만 소인은 항상 다른 사람을 놓고 계산만 한다. 늘 주변의 크고 작은 이익을 살펴 수시로 공짜로 얻으려는 마음이 강한 소인은 심지어 다른 사람을 막무가내로 음해하기도 한다. 그 기세를 도무지 막을 길이 없을 정도다. 소인과 교제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차라리 건드리기보다는 피하는 편이 낫다. 군자의 미움을 살지언정 소인의 미움은 사지 말라고 했다. 따라서 소인을 절대 얕보아서는 안 된다. 묵자는 “군자는 소인과 친구는 되지 않더라도 소인을 대처하고 피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일곱째, 자신의 재능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들에게 빛을 감추고 우둔함을 보여준다. 빛을 감추고 우둔함을 드러내는 것은 자신의 지능이 낮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보호하고 화를 일으키지 않으며 재능을 더 잘 발휘하기 위한 것이다.
이 묵자의 가르침이 바로 난세를 살아가는 비결이다. 내가 못 당할 일은 남도 못 당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남도 좋아한다. 내 마음에 섭섭하거든 나는 남에게 섭섭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 내 마음에 만족하거든 나도 남을 만족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곧 내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생각하는 법이다. 큰 재주 있는 사람은 남의 재주를 자기 재주로 삼을 줄도 안다. 모든 일을 화(和)와 유(柔)로 해결하면 능히 강(剛)을 이길 수 있다. 그리고 촉(觸)없이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