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급증하는 아동학대 예방법 정말 없을까?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최근 잇따라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사람이 이렇게 비정(非情)할 수 있을까? 부천에서는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여중생 백골 사건과 초등생 아들을 때려 시신훼손·유기한 사건 등 반인륜적인 사건이 일어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천 피해자 아버지는 지난해 3월17일 부천 자신의 집에서 여중생인 막내딸 이모(14)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년가량 시신을 작은 방에 방치했다. 얼마 전에는 7살(사망 당시) 초등생의 시신이 3년 만에 발견돼 충격을 던졌다. 이 사건 피의자도 아버지였다.

지난 번 경북 구미에 일어난 사건이다. 22살 아버지가 게임중독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베란다에 한달 동안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강압적인 지배자였고 가정은 안식처가 아니라 지옥이었다.

외국에서도 아동학대, 폭행사건이 빈번한 모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3년 발생한 영국의 ‘다니엘 펠카(Daniel Pelka) 사건’이다. 울산과 칠곡에서 발생한 비극과 매우 닮았다. 2013년 4살된 다니엘 펠카는 계부로부터 수개월 감금과 구타, 체벌 등을 받아오다가 머리를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다. 계부는 다니엘을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했다. 다니엘이 머리를 다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 재판부는 계부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독일 재판부도 2007년 발생한 ‘카롤리나(Karolina) 사건’에서 3세인 의붓딸을 구타해 뇌손상으로 사망시킨 계부에게 살인죄를 인정,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미국도 다르지 않다. 2013년 계부가 3세 된 의붓딸을 상습 폭행하다가 바닥에 집어던져 사망시킨 ‘엘리 존슨(Eli Johnson) 사건’이 일어났다. 같은 해 계부가 3세의 의붓딸을 담뱃불로 지지고 치아를 강제로 뽑는 등 학대하다가 요로염이 생기자 방치해 숨지게 한 ‘에드나 헌트(Edna Hunt) 사건’ 모두 살인죄의 유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 학대사망은 어머니도 있지만 대개는 아버지 쪽이 많다. 왜 그럴까? 아버지는 어머니에 비해 부정(父情)이 모자라서 그런 것 같다.

1865년 겨울밤 영국 웨일즈의 어떤 언덕, 한 여인이 어린아이를 안고 언덕을 넘고 있었다.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더니 주변을 새하얀 눈으로 뒤덮었다. 여인은 눈보라에 길을 잃었고, 아무리 외쳐도 도와줄 수 있는 이 한명 없었다.

다음날 날이 밝자 눈보라는 그치고 건초를 옮기는 한 남자가 웨일즈 언덕을 넘고 있었다. 언덕을 거의 지날 때쯤 남자가 무언가 발견했다. 속옷 차림으로 얼어 죽어있는 여인이었다. 놀랍게도 여인은 아이에게 자신의 겉옷을 말아 감싸 안은 채 숨을 거뒀다. 사람들이 그 겉옷을 벗기자 어린아이가 몸을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 아이를 감싸 추위에 살아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머니는 목숨을 잃은 대신 아이를 살렸다. 아이가 훗날 영국의 총리가 된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다.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는 자라면서 자신을 위해 희생하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을 절대로 잊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의 그 위대한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고자 노력했다. 세상의 존경을 받는 무수히 많은 인재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건 없는 희생과 넘치는 사랑을 주는 바로 어머니덕택이다.

중국에서도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이 일어났다. 지진 중에 희생된 어느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뒤 집이 무너진 현장에서 구조대가 한 여인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그 여인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고, 시체는 마치 절을 하듯 굽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구조대의 리더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시체가 몸을 굽혀서 생긴 빈 공간에 손을 뻗었고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아기다! 여기에 아이가 있다!” 모든 구조대원이 달려들어 무너진 집의 잔해를 치우고 아이를 구조했다. 아이는 담요에 덮여 자는 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여인은 분명 무너지는 집 더미 속에서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으로 아이를 감싼 것처럼 보였다.

구조대가 아이를 덮고 있던 담요를 치우자 그 안에서 휴대폰이 발견됐다. 휴대폰을 켜니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가 있었다. “만약 살아남는다면, 내가 널 사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렴.” 메시지를 본 구조대원들은 모두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만약 살아남는다면, 내가 널 사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렴.” 이 짧은 문장 속에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부모님의 중한 은혜에 크게 보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길은 수행을 잘 해 부모님을 성위(聖位)에 올려드리는 게 최고일 것이다.

원불교에는 수행 정도에 따라 여섯 등급의 법위(法位)가 있다. 곧 보통급?특신급?법마상전급?법강항마위?출가위?대각여래위다. 이 가운데 수행인이 법강항마위 이상의 법위에 오르면 부모님에게 ‘희사위(喜捨位)’ 존호를 올리고 성위로 받들고 있다.

법강항마위는 법(法)과 마(魔)가 싸워 백전백승하며, 대소유무의 이치에 걸림이 없으며, 생로병사에 해탈을 얻은 사람의 위(位)다. 이 세 가지 법위에 올라 부모님을 ‘희사위’의 성위에 올려드리면 그 이상의 효도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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