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오일 사장에 오른 아치볼드의 ‘위대한 열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젊은 시절 여인들이 나를 보고 뜨거워서 데일 것 같아 옆에 오기가 무섭다고 했다. 왜냐하면 성질이 불같아서 사랑을 해도, 일을 해도 엄청난 정열을 불살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간여하는 모든 조직에서 언제나 머슴을 자처하고 맨발로 뛰었다. 그 많은 일들이 열정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열정 덕분에 사랑도 불타올랐고 일도 조직도 조금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열정이란 무엇일까? “모든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을 말한다. 열정 없이는 사랑도 사업도 수행도 할 수 없다. 그러니까 가는 곳마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라는 말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서있는 곳이 모두 진리다). 이 말은 중국 당나라 선승 임제의현(臨濟義玄, ?~867)선사의 어록 <임제록>(臨濟綠)에 나온다.
어느 곳에 가든지 ‘주인’이 된다면 그곳이 그대로 참되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인과 진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진리는 우리가 주인이 되었을 때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주인’은 누구일까? 우리의 ‘진실된 자아(眞我)’를 말한다. 진실된 자아는 ‘자유로운 사람’을 가리킨다. 자유로운 사람이란 어느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어느 것에도 걸림이 없는 사람이다.
‘자유인’이란 언제 어디서나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 주인이 되기 위하여 우리가 취하여야 할 중요한 태도는 평상의 삶에서 욕심과 편견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집착을 버렸을 때 늘 깨어있는 마음이 되어 위대한 열정을 불사를 수 있다.
미국의 스탠다드오일 회사 직원 중 존 아치볼드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평사원이었지만,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남달랐다. 출장 중 호텔에 숙박할 때 자신의 이름과 함께 ‘한 통에 4달러, 스탠다드오일’이라고 기록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날 때도 언제나 ‘한 통에 4달러, 스탠다드 오일’이라고 말하며 명함을 건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아치볼드라는 그의 이름 대신 ‘한 통에 4달러, 스탠다드 오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어느 날, 그는 출장 중 호텔 숙박부에 이름만 쓰고 나온 것을 깨달았다. 다시 내려가 ‘한 통에 4달러, 스탠다드오일’을 꼼꼼히 쓰고 있는데,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한 신사가 물었다. “숙박부에 왜 그런 문구를 적습니까?” 그는 너무나 당연한 듯 대답했다. “우리 회사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서이지요.”
며칠 후 록펠러 스탠다드오일 회장이 그를 불렀다. 아치볼드는 록펠러 회장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호텔에서 마주친 그 신사가 록펠러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록펠러 회장이 그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처럼 회사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원을 옆에 두고 일하고 싶소.” 아치볼드는 그날로 본사 발령을 받았으며, 스탠다드오일 회사를 세계 최대기업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세월이 흘러 아치볼드는 스탠다드오일의 사장으로 선출되었다.
어느 낙하산을 만드는 회사에서 완성된 낙하산의 품질검사를 위해 직원들이 낙하산을 매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잘 펴지는지 검사를 했다. 그런데 매번 펴지지 않는 낙하산으로 한두 명의 인명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고심하던 사장은 공장장을 새로 임명하였다. 공장장이 새로 온 후부터는 이상하게도 사고가 하나도 없어졌다.
사장이 신임 공장장에게 물었다. 대답은 너무나 간단했다. “낙하산을 만든 직원이 바로 자신이 만든 낙하산을 매고 뛰어 내리게 하는 겁니다.” 이 간단한 진리를 이해 못할 사람이 있을까? 이것이 바로 주인의식이다.
진정한 열정은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결과에 대한 보상이 따를 것이다. 열정 없이 이루어진 위대한 것은 없다.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한 3가지 필수요건이 있다.
첫째,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다. 주인과 머슴을 구분하는 가장 분명한 차이는 목표의식과 목적의식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나타난다. 주인은 비전과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내일을 내다보며 즐겁게 일한다. 머슴은 적당히 오늘 하루만 때우려고 한다. 조직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며, 조직의 비전과 목표달성에 자신이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아야 열정을 발휘한다.
둘째,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조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곧 조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성이 주인의식의 필수요소임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셋째, 결과와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조직의 비전과 목표달성을 위해 쏟은 자신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에 기여했는지 모른다면 허탈감을 느낀다. 결과에 대한 설명을 통해 직원들은 성취감을 느낀다. 성과에 대한 공유, 즉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졌을 때 자신이 조직의 중요한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중생은 영리하게 제 일만 하는 것 같으나 결국 자신이 해(害)를 본다. 그러나 불보살은 어리석게 남의 일만 해주는 것 같으나 결국 자기의 이(利)를 취하게 된다. 지혜 있는 사람은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거짓 없이 그 일에만 충실하므로, 시일이 갈수록 그 일과 공덕이 찬란하게 드러난다.
어리석은 사람은 일에는 충실하지 않으면서 이름과 공(功)만을 구하므로, 결국 이름과 공이 헛되이 없어지고 만다. 위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주인의식을 갖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