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욱’ 하는 감정 관리하는 9가지 지혜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감정관리를 잘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감정은 “어떤 일이나 현상, 사물에 대하여 느끼어 나타나는 심정이나 기분”을 말한다. 감정관리는 심정이나 기분이 상할 때 처신하고 관리하는 걸 이른다.
시기와 질투 감정에 휩쓸리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대체로 그런 사람들은 열등감이나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삶들은 자신의 잘못은 돌아보지 아니하고 대개 남의 약점이나 단점을 물고 늘어지며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종종 있다.
또 매사 형평성 있고 공정해야 할 우월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갑(甲)질의 횡포를 부리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못하다. 실수는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실수를 반복한다면 어리석은 인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금강산 돈도암에 홍도라는 스님이 살았다. 스님의 공부는 한 경지에 이르러서 거의 부처님이나 다름없었다. 어느 날 홍도스님에게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 하나 생겼다. 그날 따라 방문객도 없었으므로 홍도스님은 한가한 마음으로 법당 앞 큰 나무 아래 놓인 툇마루에 앉아 좌선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일진광풍이 불어오더니 나뭇잎이 휘날리는 사이에 솔방울 몇 개가 떨어지면서 그중 하나가 그만 홍도스님의 머리에 부딪친 것이다. 깊은 선정(禪定)에 들었다가 갑자기 머리에 무언가 탁 하고 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낀 스님은 이게 무엇인데 정진하는 것을 방해하나 하고 진심(嗔心, 화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둘러본 순간 솔방울인 것을 깨닫는 동시에 몸을 바꾼다.
사람들은 모두 모여와 부처님처럼 정진이 높더니 마침내 가시는 모습도 좌탈입망(坐脫入亡)하셨다고 정성을 다하여 다비(茶毘)를 모셨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홍도스님에 대한 기억이 잊혀져 갈 무렵부터 홍도스님이 머물며 정진하던 암자에는 커다란 구렁이 한마리가 정진하는 대중들에게 무언가 하소연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는 꼬리로 냇가 모래사장에 글씨를 남기는 것이었다.
“나는 다행히도 부처님 법을 만나고 오랫동안 수행하여 성불에 가깝더니, 병중에 바람이 불어 성을 내고 뱀이 되었네. 천당과 불찰(佛刹) 지옥이 따로 있겠소? 이 몸이 부서져서 가루가 되더라도 다시 성질은 내면 아니 되겠지요. 정신은 멀쩡하나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꼬리로 글을 써서 참뜻을 드러내노니 스님들은 이 글을 벽에 써붙이고, 화를 많이 내는 이로 하여금 쳐다보게 해주시오. ‘마음에 성을 안 내면 참다운 보시이며 입 가운데 고운 말이 묘한 향이라네. 얼굴에 성 안 냄이 참된 공양이요, 기쁨도 성냄도 없으면 진상도리일세’.”
구렁이가 된 스님은 자신의 심경을 곡진(曲盡)히 적은 뒤에 머리를 들어 바위에 부딪쳐 그만 죽어버렸다고 한다.
자신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에 감정의 노예로 전락하여 치졸하고 저급한 행동을 하고 화를 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 감정관리 방법을 한번 알아보자.
첫째, 화가 날 때 한 번 멈춘다. 감정관리는 최초의 단계에서 성패가 좌우된다.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화는 일단 멈춰야 한다. 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 쉬며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한번 멈추는 것이 올바른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一+止=正)
둘째, 상대방을 나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를 화나게 한 것은 아닐까 비춰보는 것이다.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을 바라보며 나를 살피는 것을 회광반조(廻光返照)라 한다.
셋째, 문제를 단순화시켜 본다. 괴로울 때는 심각하게 생각할수록 고뇌의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 들어가기 쉽다. 문제를 단순화시켜보면 별 것 아닌 일이 많다.
넷째, 통 크게 생각한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는 “좋다 별 것 아니네!” 통 크게 마음 먹으려 들면 바다보다 더 커질 수 있는 게 사람 마음이다.
다섯째, 입장을 바꿔 생각해본다. “그래?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 “몰라서 그랬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나라도 그럴 수밖에 없을 거야!” 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것이다.
여섯째, 화를 내면 나만 손해다. 나의 신경을 건드린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상대방 때문에 나의 속을 끊인다면 너무 억울한 일이다.
일곱째, 세월이 약이다. 지금의 속상한 일도 며칠, 아니 몇 시간만 지나면 별 것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너무 속이 상할 때는 ‘세월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돌린다.
여덟째, 새옹지마라고 생각한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속상한 자극에 연연하지 말고 ‘세상만사 새옹지마’라고 생각하며 심적 자극에서 탈출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한다.
아홉째,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한다. 괴로운 일에 매달리다 보면 한없이 속을 끓이게 된다. 즐거웠던 지난 일을 회상해 보라. 당신의 기분은 어느새 전환돼 있을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다. 내 인생의 창조주는 바로 나다. 오늘은 내 운명이 바뀌는 날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내 인생의 최고의 인연이다. 어찌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화를 낼 것인가? 이렇게 감정 관리를 잘하면 이제부터 나의 인생은 눈부시게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