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시인 바스타미가 짓고 법현스님이 낭송하다···‘처음부터 이렇게 기도드렸더라면’
<아시아엔>과 <매거진N>에 칼럼을 쓰고 있는 법현 스님이 최근 한국종교인평화회의(회장 자승 불교 총무원 원장)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터키 순례를 마치고 귀국했다. 법현 스님이 현지에서 한 발표문을 보내와 독자들께 소개한다.
[아시아엔=법현 스님, 열린선원 원장] 앗 쌀람 알리꿈!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여성, 청년, 실행, 중앙, 편집, 종교대화위원회 가운데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봉사하는 불교의 법현이라는 승려다. 민족종교, 천도교, 원불교, 기독교, 가톨릭, 유교, 불교의 7개 종교가 모여서 서로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살피면서 다른 점을 보다 적게, 같은 점을 더욱 많이 찾으려고 노력하는 단체가 바로 우리 한국종교인평화회의다.
이웃종교 이해강좌와 종교화합 잔치, 성지순례, 이웃종교 스테이, 전국종교인교류대회, 종교청년 평화캠프 등 실천적 이해와 교류 그리고 생태및 통일문제, 종교평화국제사업단 사업 등 공동의 주제를 찾아 대화, 협력, 교류를 하고 있다.
작년 1월에는 이란의 종교지도자들을 한국에 초청해 국제 세미나를 열었다. 5월에는 국내의 무슬림들과 이슬람 이해학자들을 초빙해서 ‘이슬람, 함께하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슬람 이해 세미나는 6회째인데 처음 5년 동안은 ‘이슬람, 다가서다’라는 주제로 대화와 교류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살핌을 위해 ‘다가서다’에서 ‘함께 하다’로 바꿨는데 느낌이 어떤가?
매번 참석하면서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만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인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사람들끼리 만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만나다 보면 언젠가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도 이해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한다. 마치 호수 많은 동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몽골 바양노르솜의 13개 호수가 가운데 12개가 말라버렸으나 한국의 NGO단체들이 나무를 심어 몇십 그루씩 자라나기 시작했듯이 말이다. 또, 7년 동안 가물었던 사막에도 비가 오면 기화요초가 비를 맞고 피어나듯 말이다.
나는 2005년 터키의 파시아드 주최로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세계종교평화회의에 참석했다. 이웃종교인들과 교류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종교인의 역할에 관해 연설하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곳에 한국 서울에 있는 북한산 태고사(太古寺)에서 담아간 흙과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흙을 담은 사랑나무(love tree)통에 섞고 올리브나무를 심었다. 그 행사를 주관한 아시아의 대화(Dialogue of Asia)에서 잘 기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009년에는 이슬람과의 대화순례를 위해 두바이, 레바론, 요르단, 시리아를 방문했다. 무슬림 지도자들과의 대화 그리고 이슬람, 그리스도교 성지를 순례하면서 페트라와 와디 럼 등의 유적과 공동체를 살펴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베두윈 족의 텐트촌에 머물면서 보았던 사막 하늘의 총총히 빛나던 별들, 그리고 사람들 가까이에 푸른 눈을 빛내면서 다가왔던 사막의 짐승들에게서 오히려 따스한 정을 느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부 지원을 받아 대학병원들에서 이라크 내전 희생 어린이들을 치료하고, 의사들을 수련하여 더 나은 치료기법을 익혀주기도 하였다.
이곳 터키 형제의 나라에서, 형제의 종교인 여러분들과 대화를 하게 되어 기쁘다. 아마도 여러분들은 이미 잘 알고 있을 바야지드 바스타미(Bayszid Bastami, 804~874)의 시 ‘처음부터 이렇게 기도드렸더라면’을 읊으면서 마치겠다.
내가 젊었을 때는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장년이 되었을 때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변화시켜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늙어서는
나 스스로를 변화시켜달라고
기도합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기도드렸더라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