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생각] 바람직한 국회의원 선택하는 5가지 기준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회의원, 과연 이번 총선에선 어떤 사람을 우리의 대표로 뽑을까 고민하는 분들께 다음 몇가지 ‘<아시아엔>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국회의원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려 한다. 독자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또 의견을 주시면 ‘바람직한 국회의원상’은 계속 추가해 나갔으면 한다.
첫째, 나를 여럿 중의 하나가 아닌 1대1로 대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판별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성탄절과 신정 연휴 때 받은 문자메시지와 카톡, 이메일을 한번 보시라. 당신에게만 따로 보냈는지, 단체문자로 보냈는지 확인해 보시라. 대부분 단체문자(스팸)로 왔을 것이다. 더욱이 면식도 없었는데 말이다. 어디서 전화번호를 용케 알았는지 말이다. 심지어 목소리까지 녹음해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있다. 받다 보니 이상해 뭐라고 얘기하면 답도 없이 계속 얘기해 나간다. 그런데 얼마나 치밀하게 했는지, 처음엔 필자도 두어 번 속았다. 누굴까? 지금 3선국회의원과 도지사로 있는 이들한테 깜빡 속았다. 그들은 말한다. “그 많은 사람(‘분’이 아니다!)한테 어떻게 일일이 보내느냐?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인지 아느냐?”고.
맞다. 무척 힘든 일이다. 그래서 그 힘든 과정을 통과한 이들에게 그 많은 권한을 국회의원들에게 주는 거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카톡을 받으면 발신자 이름을 적어 답을 하는 경우다. 매우 바쁠 텐데, 이 역시 마음먹기 나름 아닌가 한다. 당신을 ‘표’로 보는 사람과 ‘주권자’로 보는 사람을 구분하는 두 번째 방법은 이렇다.
둘째, 악수할 때 손은 당신 손을 잡는데, 눈의 촛점은 벌써 내 옆사람, 심한 경우 옆의 옆 사람을 향하고 있는 사람이다. 필자 경험으로는 절반 가까운 국회의원들이 그렇다. 대통령 후보(군)에 올랐던 분 가운데 한 분은 지금도 여전히 눈동자가 너무 앞서는 걸 얼마전 발견하곤 무척 안타까웠다.
셋째, 단체 사진촬영 때 모습을 보면 국회의원과 비(非)국회의원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앞줄 정 가운데’ 앉아있는 사람은 십중팔구 국회의원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그 자리에 자신보다 연장자가 있어도 상관하지 않는 사람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많은 편이다. 예산군수를 지낸 최승우 예비역 소장은 칠순이 지난 나이에도 웬만하면 자신보다 연장자나 선생님 출신 인사들에게 상석을 양보했다.
넷째, 앞의 세 번째와 비슷한 맥락으로, 행사장에서 일찍 자리를 뜨는 사람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많다. 그것도 맨 앞에 앉았다가 자신의 스피치 순서가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뜬다. 차라리 늦게 도착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전순옥 의원은 대부분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걸 여러 번 봤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평의원 시절 전 의원과 비슷한 사례로 꼽혔다.
다섯째, 국감이나 인사청문회 같은 경우 자신의 발언만 잔뜩 쏟아놓고 답변은 듣지도 않고 자리를 뜨는 국회의원들이다. <국회방송>을 보면 누가 그런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야당출신이나 초선의원이 많은 것은 특히 안타까운 대목이다.
오래 전 읽은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6선 국회의원)의 자서전에서 읽은 대목이 기억난다. 직전 선거에서 낙선한 후 와신상담하던 시절 얘기다. 기억을 살려 요약하면 이렇다.
“비서진을 대동해 유권자들을 만나러 다니던 중 멀리 산 중턱에 마을이 있는 걸 발견하곤 그리 가자고 했다. 비서진은 ‘가셔봐야 한 가구밖에 없는데 시간 낭비 아닌가요?’ 하며 만류했다. 최 전 의원의 답은 간략했다. ‘저기 단 한 명이 살더라도 그분은 내게 매우 소중한 분이야. 내가 그걸 몰랐기 때문에 지난 번 선거에서 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