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생각] 군수 구속 불구 ‘괴산 유기농엑스포’ 4가지 성공요인···”이시종 지사님 폐막 후 행사장 계속 열어주세요”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2015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11일까지 열리는 충북 괴산군에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18일 개막해 11일 막을 내리는 엑스포에 6일 현재 70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다녀갔다. 애초 관람객 목표 66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인구 4만명이 채 안되는데다 군수까지 지난 6월 구속돼 지휘탑이 무너진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괴산 유기농 엑스포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6일 밤 현지에 도착해 7일 낮까지 16시간 남짓 현지에서 취재한 결과 내린 결론은 이렇다.

첫째, 괴산군은 아이쿱생협한살림ㆍ흙살림ㆍ자연농업학교ㆍ유기식품산업단지ㆍ발효식품산업단지ㆍ풀무원 등 유기농 관련 단체와 기업이 진작부터 뿌리를 내린 곳이다. 이에 따라 유기농업의 가치와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곳이다. 속리산과 가까우며 화양동계곡, 쌍곡계곡 등 수려한 경관과 특히 괴산호 인근 산막이옛길에는 연간 150만명 이상이 찾는 등 이곳이 평소 친환경 관광지인 점이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둘째, 2011년 유기농엑스포 유치 이후 주민설득과 장소 선정부터 시설물 설치 및 배치 등 세세한 것까지 꼼꼼히 챙겨낸 이시종 충북지사(새정치민주연합)와 임각수 괴산군수(무소속)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셋째, 군청직원들은 군수 부재중에 개막한 국제행사에 너도나도 앞장서 분투하고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대신한다는 속담 그대로다. 야당 출신의 이시종 군수는 사흘이 멀다 하고 현장에 들러 입주 업체와 관람객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넷째, 무엇보다 주민들의 수훈갑이다. 밤낮 없이 엑스포 성공을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뛰고 있다. 또 서울, 청주 등 외지에 나가있는 친지와 친구들에게 문자메시지와 SNS 등을 통해 “한번 안 와보면 평생 후회할 걸” 하며 사진과 함께 실시간으로 엑스포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한국에서 열린 역대 엑스포 가운데 이번 괴산 유기농엑스포는 최고의 ‘주민주도형’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 또 향후 엑스포의 롤 모델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이번 엑스포는 기존 농지에 일부 시설을 세워 연 까닭에 행사가 끝나면 모두 철거해야 한다. 기억 속으로만 흔적이 남을 뿐이다. 여수엑스포, 대전엑스포는 폐막 후에도 계속 개장하면서 관람객을 끌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농토 보상문제 등이 걸려 있다고 한다. 또 앞서 엑스포가 예산 먹는 하마였던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농토의 경우 현재 전시장으로 사용되는 농지에서 농사는 계속 짓도록 하고, 몇몇 실내전시관은 그대로 보존하면 된다. 농민들 역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이번 엑스포의 의미가 다음 두 사람 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유기농 농업인 및 산업인이 중심이 돼 유기농업의 소중함을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게 돼 매우 기쁘다. 앞으로 농업분야에서도 풀뿌리 중심의 대규모 국제행사를 알차게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신철영 아이쿱생협 크러스트추진위 집행위원장(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먹거리가 이렇게 귀한 줄 몰랐어요. 농약 피해 입은 아이의 사진을 봤는데, 그것 본 것만으로도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청주에서 ㄱ초교 6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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