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충전 전기차로 ‘미래 녹색도시’ 꿈꾸는 싱가포르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지난 1일 영국 타임스 고등교육(THE) 매거진이 발표한 세계대학순위 2015에 따르면 아시아권 가운데 싱가포르국립대(SNU)가 26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또한 싱가포르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와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스위스)이 조사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8년 연속 아시아 최고 국제회의 도시로 선정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국제화된 도시로 유명한 싱가포르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무분별한 개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인 녹지조성 사업을 추진한 ‘자연친화적’ 도시다. 싱가포르는 이에 더해 초고속 충전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 녹색도시’를 꿈꾸고 있다.
6일 <CNN>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UM)과 싱가포르 명문대학 난양기술대학(NTU)이 싱가포르 국립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발족한 프로젝트팀 ‘TUM Create’(이하 TUM)가 15분만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택시 에바(EVA)를 개발한 이후 싱가포르 대중교통 시스템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에바는 고온 다습한 싱가포르의 기후를 고려해 제작됐다. 시트마다 개별 에어컨이 설치되어있어 내부 온도 조절이 용이하며, 좌석 표면에 습기 및 열기 흡입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쾌적한 환경을 보장한다. 또한 운전자 뿐만 아니라 승객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무선으로 에어컨과 오디오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니엘 TUM 연구 책임자는 “싱가포르에서 택시는 전체 차량의 3% 수준이지만, 총 주행거리는 전체의 15%을 차지한다”며 “택시 수가 적지만 이용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에바를 도입하면 획기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인구 증가에 맞춰 대중교통 시스템도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대학 교수(전 유엔대사)도 “싱가포르 같은 소규모 도시에서 전기차를 도입한다면 환경보호뿐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 진출했으나, 충전소와 환경세 등의 문제로 철수한 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Tesla)를 예를 들며 “싱가포르 전기차도 과거의 실패요인을 보완하고, 테슬라와 합작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 전기차 시스템이 도입되면 그 규모는 30만대에 달할 것이며, 현재 교통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전기차 택시 ‘에바’로 가능성을 확인한 싱가포르, ‘공해없는 녹색도시’로 변모하는 것도 그리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