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테슬라’ 전기차·’BMW 하이브리드’ 몰면 탄소세만 수천만원?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BMW와 토요타는 각각 전기차 ‘i’시리즈와 ‘프리우스’ 시리즈를 내놓았다. 특히, 연비를 강점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프리우스’는 3월 신차가 공개될 예정으로, 토요타는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하면 미국의 ‘테슬라’도 빠질 수 없다. 테슬라는 오는 31일 차세대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발표한다. 이처럼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그런데 세계적인 추세에서 약간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곳이 있으니,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에선 친환경 자동차를 몰려면 어마어마한 탄소세를 내야 한다. 얼마 전 홍콩에서 테슬라 전기차 ‘모델S’를 28만9천달러(3억5천만원)에 구입한 대기업 임원 조 응웬씨는 탄소세로 1만1천달러(1천320만원)를 납부했다.
친환경 자동차에 탄소세 부과라니? 다소 의아하다. 이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입장은 이렇다. 전기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전기 역시 화력발전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전기 생산량당 이산화탄소 발생 비율을 세금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거다.
‘테슬라’의 경우 1km 주행에 필요한 전기량 생산에 222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BMW i8 하이브리드의 경우엔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테슬라’ 전기차와 같은 세금 계산법을 적용하면 탄소세로 2만1500달러(2천580만원)를 내야 한다.
조 응웬씨는 “싱가포르에서 전기차가 자택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며 “여러 불편한 점들이 많지만, 차를 꼭 구입하고 싶었기 때문에 감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테슬라’는 과거 싱가포르에 진출한 경험이 있으나 충전소와 환경세 등의 문제로 철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