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양로원에 ‘로봇바람’···日·韓 이어 아시아 3위 노령국가의 ‘운동도우미’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최근 싱가포르 양로원에 ‘로봇바람’이 불고 있다. 월초 정부가 로봇이 노인운동코치로 활동하는 ‘로봇코치(RoboCoaches)’ 프로그램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아 올해 말까지 25곳에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활동성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운동동작을 자세히 알려준다. 꾸준히 운동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두 가지가 어떻게 동시에 가능할까? 로봇에는 얼굴과 가슴에 각각 스크린이 달려있다. 전자에는 시종일관 웃는 표정이 나와 노인들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북돋는 역할을 한다. 가슴 쪽 화면에는 상세한 운동 동작이 표시된다. 또한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 운동을 알려준다는 것이 큰 장점을 지닌다.
로봇을 개발한 싱가포르 이안폴리테크닉대학 전기공학팀은 “사람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것이 로봇의 특징”이라며 “15가지 팔 동작을 가르칠 수 있으며 ‘운동을 시작’하라는 사람의 목소리도 알아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 관계자는 “로봇은 그룹 활동 때 모든 이들이 동작을 따라올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추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 장관 야콥 에브라함은 “로봇이 동작을 정확하게 일러줌으로써 운동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이 로봇과 함께 활동한다는 것 자체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면서 “이들이 로봇뿐 아니라 사람(자원봉사자)과 소통하는 것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봇코치는 싱가포르의 ‘스마트국가’(Smart Nation) 정책의 일환이다. 날로 진보하는 과학기술을 일상생활에 접목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 중에는 ‘노인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도 포함돼있다.
급증하는 노인 인구···로봇 과연 ‘축복’ 일까
싱가포르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3번째로 고령화 속도가 빠른 나라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30년까지 은퇴인구가 3배로 증가해 90만명에 이르러 생산인구 2.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싱가포르의 노인 1명당 생산인구 부양비율은 4.8명이다.
이미 급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로봇을 노인복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가 개발한 로보베어(Robobear)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노인들이 쉽게 침대와 휠체어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랑스의 로봇개발업체 알데바란(Aldebaran)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로미오’(Romeo)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도와 걷기, 계단 오르기, 문열기, 테이블 위의 물건 잡기 등을 할 수 있다.
한편 로봇이 일상생활에 등장함에 따라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용화된 로봇은 대부분 노인의 위로해주는 친구 역할을 하고 있어 노인들 및 복지전문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