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에 관람객이 몰리는 까닭은

27일 관람객이 11만 명 넘게 몰리자 8개 주최국 인기 전시관뿐만 아니라 나머지 68개 전시관도 북새통을 이뤘다. 전시관 주변 공간에서는 거리공연이 137회 펼쳐졌다. 빅오 쇼(사진), 해상 쇼, 캄보디아 호주 등 참가국 공연이 20여 회 개최됐다.

공지영씨의 ‘트윗오보’에 발빠른 대응이 흥행 물꼬 터

대전엑스포 이후 한국에서 19년 만에 열린 여수엑스포가 연일 화제다. 세계적인 스타 존 레전드의 공연, 빅오쇼, 세계최대 파이프오르간, 500인치 대형스크린 등 여수엑스포 관련 단어가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막 16일 만인 27일 하루 관람객이 11만 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관람객은 74만8129명에 달했다. 조직위 측은 대전엑스포 관람객 수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정박람회인 여수엑스포는 등록박람회였던 상하이엑스포에 비해 규모도 작고, 조직위 초기에는 예산과 관련해 잡음도 많아 잘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도 기대보다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주차, 숙박 문제를 비롯해 엑스포 시설 내 서비스 등이 제대로 작동하겠냐는 우려였다. 국민들의 관심도 높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으로 이끈 것은 뭘까.

여수엑스포 흥행의 물꼬는 SNS에서 터졌다. 공지영 작가가 사실 확인 없이 트위터에 남긴? ‘여수엑스포 흰돌고래쇼’ 논란이 시작이었다. 조용환 여수엑스포 홍보실장은 이 ‘트윗 오보’를 접하고 바로 대응에 나섰다. ‘(공지영 씨가) 얼마 전 트위터에 여수엑스포 돌고래쇼 표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여수엑스포에 돌고래쇼가 있나요? 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공 작가님은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셨을까요?’

SNS는 공지영 작가의 오보 트윗을 성토하는 글로 도배됐고 온오프라인 매체에 기사화 됐다. 한 유명작가의 실언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여수엑스포에 대한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기회가 됐다. SNS와 인터넷 상에서 여수엑스포를 거론하는 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됐다. 네티즌들이 자연스럽게 여수엑스포의 서포터즈가 된 셈이다.

아시아관 중에서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관이 인기다. 현재 중국관 자리를 두고 일본이 치열한 로비를 펼쳤지만 중국이 잡았다는 후문. 행사장 안내문구도 영어-중국어-일본어 순이다.

바다 위에서 처음 개최하는 엑스포

이후 여수엑스포의 진면목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몇몇 나라에서 바다를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한 적은 있었지만 개최 장소도 바다로 한 적은 여수가 처음이었다. 세계 4대 미항으로 꼽히는 여수와 엑스포가 만나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아름다운 바다도 보고 세계 여러 국가의 현재, 미래 모습도 보고. 빅오쇼, 세계최대의 파이프오르간과 디지털미디어관, 다채로운 이벤트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어느 행사장에 가나 관람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음식과 화장실 문제다. 음식은 맛과 가격 일텐데, 여수엑스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여수엑스포에서 파는 음식은 바깥과 비교해 결코 비싸지 않다. 오히려 어떤 음식은 싸다. 어묵의 가격은 1000원으로 시중보다 500원 정도 싸다.?신뢰도 높은 외식업체가 들어와 맛도 좋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이?모든 음식점을 돌며 맛과 가격을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강 위원장의 지시로 야외 화장실에 에어컨을 설치했고, 멀리서도 얼른 눈에 띄게 하기 위해 표지판 글씨도 크게 새겼다.

행사가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최 측의 투명한 운영이다. 여수엑스포 조직위는 표 관리를 엄격히 해 직원 가족들에게도 일체의 공짜표, 할인티켓을 금지했다. 사전 등록하지 않은 기자는 일반 관람객과 동일하게 입장표를 구해야 한다. 또 관람시 VIP라고 해서 줄을 서지 않고 먼저 들어가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출퇴근 할 때도 관람객과 똑같이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조직위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며 살 빼고 싶은 사람은 조직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우스개 아닌 우스개소리를 한다. 여수엑스포가 끝나기까지는 두 달의 기간이 남았다. 축구선수 박지성이 방문할 예정이며 여름휴가 시즌까지 겹쳐 여수를 찾는 관람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예매시스템을 도입했다가 현장 방문객들의 불만으로 폐지하는 등 문제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낮을 잊은 450명 직원들과 5000여 도우미들의 열정으로 여수엑스포의 앞날이 더 기대된다.

여수엑스포의 주제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사진은 스카이타워. 내부에 바닷물을 음용수로 바꿔주는 담수화시설이, 바깥은 세계최대 크기의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했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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