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등 대선후보들이 오바마한테 배워야할 6가지 의사소통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몇 년 전 미국 덴버에 사는 친구의 초청을 받아 다녀온 적이 있다. 여러 군데를 돌아보고 로키마운틴까지 다녀왔다. 굉장했다. 아마 생전에 다시는 그런 장관을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북아메리카의 로키산맥, 이 산맥 3000m 높이에는 수목 한계선이 있다. 나무가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한계선이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 때문에, 위로 곧게 자라지 못하고 마치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로 살아간다. 이곳은 눈보라가 너무 심해 나무들은 살기 위해서 무릎을 꿇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그때 들은 얘기로는 세계에서 가장 공명(共鳴)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모진 눈보라를 견디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하는 나무같이, 우리네 ‘삶’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고통 없이 살아온 사람에겐 ‘사람의 향기’가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겸손한 사람에게는 사람의 향기가 진하게 풍긴다. 향기가 진한 사람은 한겨울 매서운 눈보라를 견디고 일어선 그런 사람이 아닐까?

어쩌면 하루하루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각자의 삶’을 연주하는 것은 아마 우리의 겸손한 자세가 ‘명품인생’을 만들어 간다. <장자> ‘재유편’(在宥篇)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최구가 노담(노자)에게 묻는다.

“천하를 다스리지 않으면 사람의 심성이 평안할까요?”

“사람 마음을 잡으려 마십시오. 사람 마음이란 아래로 밀어내기도 위로 올려 밀기도 합니다. 그러는 사이 살인도 낼 수 있지요. 얌전하고 유약한 것이 기실은 강한 것이라 날카롭게 구분하고 맞추려하면 그 열심이 불을 일으키고 그 한기가 얼음을 얼게 합니다. 그리 독하게 되는 사이에 세상을 다 휘어잡기도 하고 거기 머물면 깊기가 심연(深淵)이요 그게 발하면 하늘 끝까지 이르는 법, 분노와 교만은 잡아 둘 수 없는 것, 그게 사람 마음입니다. 사람을 다스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요?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이 사람 마음 얻는 것입니다. 한 두 사람 마음 얻기도 어려운데 천하를 얻으려면 인위적(人爲的)으로 될까요? 그저 천품(天稟)으로 살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노자의 말씀대로 천품으로 산다함은 어떤 것일까? 천품은 사람이 날 때부터 갖추고 태어난 기질과 성품 또는 남에게 자기의 성품이나 기질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다. 노자는 겸손에 대하여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가지 못하고/ 크게 걸음 걷는 자는 오래가지 못하고/ 스스로 나타내고자 하는 자는 올라서지 못하고/ 스스로 뽐내는 자는 오래가지 못하고/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다”고 했다.

결국 겸손한 성품의 사람이 덕인(德人)이라는 말이다. 덕인이란 남에게 의로운 일을 베푸는 사람이다. 덕인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일 것이다. 수많은 사람 중에 친구로, 동료로 다가서서 신뢰를 얻는 것도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이미 누군가의 마음을 얻었다는 것은 삶의 많은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았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큰 무기는 무엇보다도 소통이다. 말로써 망하고 말로써 흥하는 것에는 지위고하가 따로 없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고 동서양이 따로 없다.

“제가 할 일은 여러분 앞에서 워싱턴을 대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워싱턴에 가서 여러분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런 버락 오바마의 연설을 듣고 오바마 지지자들은 “내 말이 그 말” 하며 맞장구를 쳤다. 미국 첫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힐러리 클린턴을 따돌리고 민주당 후보 확정을 눈앞에 두자 전 세계인의 관심이 그에게로 쏠렸다.

흑인이며 무명의 시민운동가였던 그를 일약 미국의 연임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바로 ‘말’이다. 말을 통해서 청중과 깊이 ‘소통’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청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메시지’를 잘 고르는 것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대화하면서 은은하고 여유 있는 미소(Smile)를 지어보인다.
  2. 개방적이고 자연스러운 손동작과 몸짓(Open Posture)이 도움이 된다.
  3. 고압적인 자세는 위압감을 주어 따뜻한 대화 분위기를 해친다.
  4. 부드러운 터치(Touch)를 하는 것도 좋다.
  5.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Eye contact) 이야기한다.
  6. 말을 할 때 시선을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그 내용이 강조되어 전달된다.

위의 여섯 가지를 영어 단어 첫 자로 모으면 ‘부드럽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SOFTEN’이 된다. 이 단어는 ‘마음을 누그러지게 하다’라는 뜻도 있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싶다면, 말을 잘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잘 들어 주어야 더 좋다.

너그럽고 부드럽게 덕을 베푸는 것이다. 그것이 소통이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밀이다.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라고 했다.

또 난향백리(蘭香百里 난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묵향천리(墨香千里 묵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덕향만리(德香萬里 덕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라고 했다.

덕(德)이라는 글자를 큰 덕자다. 능히 육도(六道, 天上 人間 修羅 畜生 餓鬼 地獄)와 사생(四生, 胎生 卵生 濕生 化生)을 감화시킬 근본이다. 덕 위에 더 큰 것은 세상에 없다.

덕을 갖춘 사람은 언제나 나만 못한 사람에게 더욱 조심해야 한다. ‘무릎 꿇고 사는 나무’처럼 사람을 섬기고, 서로 소통하며, 베푸는 사람이 바로 덕을 갖춘 ‘덕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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