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할 것 10가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흔히 마음을 비워야 모든 일이 잘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옳은 얘기다. 비워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선 과악, 유와 무, 장과 단, 부와 빈 이런 모든 것들은 텅 비어있는 본래 허공과 같은 것이다.

내 마음이 허공과 같다는 것은 곧 부처님의 마음(心), 청정한 마음, 허공과 같이 텅 비어있는 마음이다. 허공과 같은 마음이 일상생활에서도 조화를 이룬다면 세상 모든 복잡한 일, 괴로움은 텅 비어있는 본래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정관념, 집착 등으로 자기의 본래 모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허공이라는 것은 다만 허공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비어있는 상태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 되어야 일상생활의 조화를 이루고 부처님마음이 되는 것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씀은 내 자신이 진리요 부처요 신이라는 것을 말한다.

허공과 같이 텅 비어 있는 마음이 모든 것을 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我)라는 것에 집착을 해서 탐진치(貪瞋痴)가 생긴다. 선성(先聖)들께서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다. ‘자신을 낮춰라’ ‘욕심을 버려라’ ‘마음을 비워라’ 등이다. 그런데 보통사람들의 마음은 쓸데없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신을 버리면 우주를 얻을 수 있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맑아지고 지혜가 밝아지며 가슴이 따뜻해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마음을 비우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이미 성욕과 물욕과 권세와 명예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쉽게 버리기가 어렵고 무심으로 돌아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버리라고 하면 미련 때문에 버리지 못한다. 물욕을 버리라고 하면 생존 때문에 ?결단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버리기 힘든 것이 바로 칠정(七情 : 喜怒愛樂哀惡欲) 중에 남녀 간의 애정이다. 그러니까 이런 욕망들을 강제적으로 억제하기보다는 이성을 통하여 적절히 통제하라는 것이다.

인간의 의식 속에는 쓸데없는 것들이 채워져 있다. 이렇게 욕망이 크면 클수록 번뇌가 늘어나고 생각이 많아진다. 사실 인간이 평생에 정의로운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소유하는 것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 다 전생에 지은 공덕을 이생에서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 재물은 화근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버리는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그 정리하는 마음이 지혜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달인이며 불보살이다. 그러나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다. 그 열 가지를 한 번 알아보자.

첫째, 끝까지 꿈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다 꺼진 불씨가 살아나 산을 불태운다. 성불제중의 대원을 세우고 그 꿈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정당한 원은 시일의 장단이 있을지언정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둘째, 끝까지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것이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세상만물이 우리와 다 한 몸이다. 동물뿐만이 아니다. 일초일목(一草一木)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셋째, 끝까지 말로 상처를 입히지 않는 것이다.

칼로 입은 상처는 회복되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간다. 그래서 입이 곧 화문(禍門)이라 했다. 그러나 잘 쓰면 복문(福門)이니 어찌 말로 상처를 입히겠는가?

넷째, 끝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될 때까지 하는 것이다. 하고 하고 또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내가 나를 먼저 믿어줘야 남도 나를 믿어준다.

다섯째, 끝까지 죽는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죽는 소리, 우는 소리 하는 사람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사람은 망하는 사람보다는 흥하는 사람을 도와주기 마련이다.

여섯째, 끝까지 어두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캄캄한 골방으로 들어가지 말고 햇빛 찬란한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음(陰)세계는 귀신의 세계이고, 양(陽)세계는 사람의 세계다.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성공을 할 수 있다.

일곱째, 끝까지 마음의 문을 닫으면 안 된다.

마음의 문을 열면 기회와 행운과 좋은 인연이 몰려들어 온다. 그것이 바로 마음을 허공처럼 비우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것들이 가득 차오른다.

여덟째, 끝까지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다.

할 일 없으면 주변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 매일 덕화만발에 들어와 동지들과 교감을 하며, 배우고 읽고 쓰면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만년청춘을 구가할 것이다.

아홉째, 끝까지 원망하지 않는 것이다.

원망하면 원망할 일이 더 생겨나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막 생겨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는 것이다.

열째, 잠자리까지 고민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다.

잠자기 전에는 좋은 기억만 떠올리며 잠자리에 든다. 최후의 일념이 최초의 일념이 된다. 그러면 잠을 자는 동안 모든 나쁜 일도 행운으로 바뀐다.

마음을 비우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가득 채울 수 있다.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 차 있으면 좋은 것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우리 마음을 허공처럼 텅 비우면 만복이 굴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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