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새해 잘 이겨내기 위한 처세술을 공유합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매년 하는 얘기이지만 어김없이 을미년(乙未年)도 다사다난하기 짝이 없는 해였다. 언제나 우리는 저 언덕만 넘으면, 저 언덕만 넘으면 행복의 파랑새를 잡을 것같이 달려왔다. 그렇게 속아가면서 그 숱한 인고(忍苦)의 세월을 우리는 견디어 왔다.

그러나 저 인고의 언덕을 넘으면 반드시 풍요로운 넓은 땅이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믿는다. 저 인생의 언덕만 넘으면 반드시 낙원세상이 있다. 거길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조건이 있다. 병신년(丙申年)에는 조금 양보하는 미덕으로 살아가자. 조금 더 이웃과 세상을 위해서 돕고 베푸는 미덕으로 살아가자.

조금은 더 배려하고 용서하고 살아가면 어떨까? 조금 덜먹고 나누면 행복할 것이다. 누구나 올 때는 알몸으로 온다. 그러나 저 언덕너머로 넘어갈 때에는 누구나 빈손으로 떠나간다. 그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진시황과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몇몇 정치인 또 억만장자들만 모르는 것 같다.

우리가 이 세상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 갈 때에는 국화꽃 수백 송이와 삼베 몇 필 감고 가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 인생이 인심이나 쓰고 가지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써보지도, 베풀지도 못하고 떠나간다면 그 얼마나 후회막급일까?

100년도 못사는 인간이 마치 천년을 살 것 같이 탐욕을 부린다.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천리(天理)의 원칙이다. 노, 병, 사에는 이길 장사가 없다. 누우라면 눕고 오라면 가고 세상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인생이다.

우리는 다 길 떠나는 나그네다.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또 저 언덕을 넘어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이다. 우리 그때 왜 더 사랑해 주지 못했을까 후회해도 때는 늦는다. 왜 그리 못난 자존심 때문에 서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끌어안지 못하고 비판만하고 미워했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베풀어 주고 살아도 남는 장사다. 무거운 물질의 옷도, 화려한 명예도, 아름다운 모습도 저 언덕 너머에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

조선시대 기호학파의 노사 기정진(1798-1876)의 시를 소개한다.

“처세유위귀(處世柔爲貴) 처세에는 유한 것이 제일이고,

강강시화기(剛强是禍基) 강강함은 재앙의 근본이다.

발언상욕눌(發言常慾訥) 말하기는 어눌한 듯 조심히 하고,

임사당여치(臨事當如癡) 일을 당하면 바보인 듯 삼가라.

급지상사완(急地常思緩) 급할수록 그 마음 더욱 늦추고,

안시불방위(安時不忘危) 편안할 때 위태함을 잊지 마라.

일생종차계(一生從此計) 일생을 이 글대로 살아간다면

진개호남아(進箇好男兒) 그 사람이 참으로 대장부다.

우지이행지자상안락(右知而行之者常安樂) 이대로 행하는 이는 늘 안락하리라.

처세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옛 글에 ‘화무백일홍 인무천일호’(花無百日紅 人無千日好)라 했다.

여름을 보내는 것처럼 겨울도 잘 보낼 수 있어야 한다. 큰일을 하려면 역경이라는 시험을 거쳐야 한다. 강철은 뜨거운 불 속에서 단련되어 나온다. 눈부시고 아름다운 장미꽃도 더러운 거름 속에서 피어난다.

그 역경에서 이겨내는 것이 바로 처세다. 그러기 위해서 평소에 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것을 화(和)와 유(柔)로써 하면 능히 강(剛)을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능히 그 일을 촉(觸)없이 이룰 수 있다. 또 잘 참기가 어렵다. 참고 또 참으면 영단(靈丹)이 모인다. 이 모든 것을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하고 하고 또 하면 심력(心力)이 쌓여 매사에 자재(自在)함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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