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문재인·탈당 안철수·무기력 김무성에게 필요한 것들···군자의 ‘사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군자의 덕을 갖추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역사상 많은 군자들이 있는 것을 보면 군자라 해도 우리가 오르지 못할 경지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 사회가 말할 수 없이 혼탁하여 군자의 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역> ‘계사(繫辭)上’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에 군자의 사덕(四德)에 대해 나온다.
①총(聰):무소불청(無所不聽, 듣지 않는 것이 없다)
②명(?):무소불시(無所不視, 보지 않는 것이 없다)
③예(叡):무소불통(無所不通,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
④지(智):무소부지(無所不知, 모르는 것이 없다)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를 한 번 살펴보자.
“대학의 이 글은 옛날 태학에서 사람을 가르치던 법이다. 대체로 하늘이 사람을 낳을 때부터 이미 인의예지의 성품을 주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선천적 기운(稟賦/稟受)과 바탕이 간혹 서로 같지 않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그 성품이 있음을 알아서 온전하게 할 수는 없다.
만일 하나라도 총명예지(聰明睿智)한 사람이 있어 그 성품을 그 간(閒)에 모두 발휘할 수 있게 되면 곧 하늘이 반드시 그에게 명하여 만백성의 임금과 스승 삼아서 그로 하여금 다스리고 가르쳐서 그 성품을 회복시킨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인욕(忍辱) 군자로 알려진 누사덕(婁斯德) 형제의 이야기가 있다. 누사덕은 천하의 인욕군자로 남에게 어떤 모욕을 당해도 화를 내거나 분해하는 일이 없었다. 그에게 아우가 한 사람 있었다. 그도 형님 못지않게 인욕 행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아우가 조정으로부터 변방 외지에 나가 근무해야 하는 작은 벼슬을 제수 받은 적이 있었다. 그곳은 호족(豪族)들의 텃세가 심한 곳이고 중앙권력의 힘이 잘 미치지 못했다. 그곳에 파견된 사람은 호족들의 등쌀에 밀려 낭패만 보고 쫓겨 오기 일쑤였다.
누사덕의 아우는 인욕에 있어서 자신이 있으므로 임지로 기꺼이 떠나고자 하였다. 임지로 떠나기 전 날 아우가 형 누사덕에게 송별인사를 드리러 갔다. 형인 누사덕이 말했다.
“우리 형제를 남들은 인욕군자라고 부르고 있으니 자네는 부디 인욕 행을 잘 하여 현지 호족들과 마찰하는 일이 없도록 해 소임을 잘 수행하고 오도록 해야 할 것이네.”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형님이나 저나 인욕에는 자신 있지 않습니까? 누가 욕을 하면서 내 얼굴에 침을 뱉어도 손바닥으로 문질러 침을 닦고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비켜 나오고 말겠습니다.”
이렇게 말했을 때 형 누사덕이 듣고 다시 이렇게 충고를 하였지요. “손바닥으로 침을 닦지 말고 그냥 나와야 하네. 욕하고 침 뱉은 사람 앞에서 침을 닦으면 한 번 더 침을 뱉을지 모르니까.”
누군가 얼굴에 침을 뱉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침도 닦지 말고 그냥 비켜 나오라는 말이다.
<금강경>(金剛經)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과거 오백세에 인욕선인(忍辱仙人)으로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리왕이 인욕선인의 사지를 잘랐을 때도 원망하거나 성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교는 ‘나’라는 자아관념에 묶이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른바 아상(我相)이라는 말은 자아에 집착하는 이기적인 고집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집이란 누구와 마찰을 가져오는 무서운 것이다. 모든 증오(憎惡)의 마음이 고집에서 생긴다. 그리고 내 고집대로 안 될 때 화를 낸다. 그러므로 군자는 나를 평화롭게 하고 남을 평화롭게 하는 데 있어서 화(火)는 금물이라는 얘기다.
이 군자덕목은 <명심보감>(明心寶鑑) ‘정기편(正己篇)’의 ‘자허원군 성유심문(紫虛元君 誠諭心文)’에도 나온다.
“청렴과 검소에서 복이 생기고, 겸손과 사양에서 덕이 나고, 마음을 고요히 하면 길이 트이고, 온화한 성품에서 수명(壽命)을 얻고, 많은 욕심은 근심을 낳고, 탐욕이 많으면 재앙을 부르고, 경망한 행동에 실수가 따르고, 어질지 못하면 죄를 짓는다.
남의 잘못을 보지 말며,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고, 마음은 탐하거나 성내지 말며, 악한 일에 따르지 말고, 옳지 못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며, 관계없는 일에 끼어들지 말라. 나라에 충성하며 부모에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덕을 받들고, 어짊과 어리석음을 가리며 무식을 용서하고, 순리로 오는 재물 막지 말며 떠난 재물 좇지 말고, 몸이 허락치 않는 일을 바라지 말며 지난 일은 생각 치 말라. 슬기로움에도 어둠이 많고 치밀한 계획에도 수월함을 잃는다. 남을 해하면 나도 잃고 권세에 아첨하면 화가 따르니 마음으로 경계하고 의기(意氣)로 지켜야 한다.
곧지 않으면 집이 망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는다. 그대에게 평생 동안 경계하기를 권하니 생각해 보라. 위에는 하늘이 있어 굽어보고 아래에서는 땅이 지켜보나니 밝을 때는 법이 있어 다스리고 어두울 때는 재앙이 있어 따른다. 오직 바른 것을 지켜 마음을 속이지 않을 것이니 경계하고 경계하라.”
군자가 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뜻이 있는 데 길이 있다. 이와 같이 군자의 사덕을 닦으면 마침내 대중의 마음이 돌아온다. 그리고 하늘의 명도 사(私)없는 군자에게 돌아가는 법이다. 최근 분당 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새천년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탈당한 안철수 의원,?대통령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이 한번쯤 이 대목을 살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