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주공과 조조의 인재 발탁법···”대중은 덕 있는 사람을 따른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세상에 몹쓸 사람은 없다. 필자는 조금 남달리 사람을 좋아한다. 누추하지만 언제나 ‘덕산재’(德山齋) 문은 활짝 열려있다.
중국의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한 나라의 흥망과 관련하여 이런 말을 했다. “나라가 발전하거나 흥하려면 반드시 상서로운 징조가 나타나는데 군자는 기용되고 소인은 쫓겨난다. 나라가 망하려면 어진 사람은 숨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난신(亂臣)들이 귀한 몸이 된다. 나라의 안위는 군주가 어떤 명령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고, 나라의 존망은 인재의 등용에 달려 있다.”
인재는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합니다. ‘큰그릇과 확실한 비전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조조(曹操)는 사람을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채용했다. 실력이 있으면 사람의 인품이나 도덕적 결함도 기꺼이 눈감아 줄 정도였다. 또한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인재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데려오려 노력했다. 그 가장 좋은 예가 관우(關羽)를 붙잡아 두려고 무진 애를 쓴 것이다.
인재를 구하고 찾는 일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좋은 인재가 결국 조직의 미래이며 경쟁력이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래서 동양의 정치가들은 인재를 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업무로 생각했다.
공자(孔子)가 꿈꾸던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政治家) 주공(周公)은 청렴(淸廉), 신중(愼重), 근면(勤勉)의 바람직한 인재 발탁 전문가였다. 주공은 무왕(武王)을 도와 주(周)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인재를 발탁하고 키우는데 있었다.
주공은 강태공(姜太公) 같은 인재를 발탁하여 결국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어냈다. 능력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과 인재를 알아보고 대우해줄 줄 알았던 주공과의 만남이 이루어낸 성과다. 주공의 성(姓)은 희(姬)씨이며 이름은 아침이란 뜻의 단(旦)이다.
주공은 자기가 왕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카인 어린 성왕(成王)을 도와 끝까지 자신의 본분과 자리를 지켰다는데서 공자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 주공의 인재욕심은 남달랐다. 그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아주 잘 맺었다고 한다.
어떤 때는 하루에 70여명의 사람을 만난 때도 있었다. 주공은 주군을 대신해서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고 그들 중에 능력 있는 사람을 조직으로 끌어들였다. 주공은 ‘일목삼착(一沐三捉)’과 ‘일반삼토(一飯三吐)’라는 말을 남겼다.
목(沐)은 ‘머리를 감는다.’는 뜻이고 착(捉)은 ‘잡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일목삼착(一沐三捉)은 주공(周公)이 한번 머리를 감을 동안이라도 누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감던 머리를 세번이나 움켜잡고 머리에 물이 묻은 채로 나가서 그 인재를 만났다는 이야기다. 물이 묻은 채로 달려 나가 손님을 직접 맞이하였다는 것은 주공의 인재사랑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삼토(一飯三吐)의 일반(一飯)은 한 끼 밥을 먹는 시간을 말한다. 삼토(三吐)는 세번 뱉는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밥한 끼 먹는 짧은 시간에도 인재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먹던 음식도 세 번이나 뱉고 나가서 만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목삼착이든 일반삼토든 모두 주공의 인재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나라나 인재를 얻지 못하면 인생이나 기업이나 나라도 고달파진다. 그렇다면 그 소중한 인재를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인재를 제대로 대우하는 것입니다.
<예기>(禮記)에 “군자는 입으로만 칭찬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같은 얄팍한 술수로는 인재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 잘 했을 때 말로만 칭찬하고 승진이나 포상 등이 따르지 않으면 사람들은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는다.
둘째. 공명정대(公明正大)해야 한다.
<한비자>에 “현명한 군주는 상(賞)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벌(罰)을 용서하지 않는다” 했다. 만약 지도자가 상을 주어야 할 때 주지 않는다면 부하들은 의욕을 잃게 된다. 또한 벌을 주어야 할 때 주지 않는다면 기강을 흐트러져 조직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공정한 신상필벌이 제대로 된 조직을 만들고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셋째. 신뢰(信賴)를 하는 것이다.
<서경>에 “사람을 의심하면 쓰지 말고,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 했다. 어떤 조직도 상하 간의 믿음이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 애초에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겨야 한다. 그리고 일단 맡겼으면 주위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리더라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만약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하는 일이 모두 의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가 괜한 의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재를 얻는 방법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사람이 모여들 리 없다. 큰 지도자는 무념의 대덕(無念大德)으로써 대중을 두루 포섭하는 것이다. 나라의 대통령도 불통의 이미지를 벗고 인재를 찾아 감던 머리를 움켜 쥐고 달려 나가 맞이하면 어떨까?
대중의 마음은 마침내 덕 있는 사람을 따른다. 그리고 하늘의 뜻은 마침내 사(私, 邪)없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우리 사람을 구하고자 하면 무념대덕을 기르고, 사람을 좋아하면 밥 먹던 중에라도 뛰어나가 쌍수를 들고 맞이해야 인재는 모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