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선택①]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과연 물려줄 것인가?
한국의 최고 대형교회 가운데 한곳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가 최근 김삼환 담임목사의 정년을 앞두고 ‘청빙(請聘)위원회’를 본격적인 후임자 선임에 나서고 있다. 1980년 개척교회로 시작해 10만명 가까운 교인들로 국내 10대 교회로 꼽히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아들에게 물려줄 지 혹은 제3의 목사를 선택할지 기독교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대형교회의 잇단 세습화와 종교단체 비과세 등을 놓고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명성교회의 결정은 향후 한국교회 후계체계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아시아엔>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후임자 선정 과정과 이후 과제 등을 <법과 교회> 황규학 발행인(목사)과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전 한겨레신문 기자)이 공동으로 몇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아시아엔=황규학 <법과 교회> 발행인, 목사/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 ?최근 기독교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담임목사 김삼환) 후계자에 대한 신의 의지는 무엇일까? 그가 아들 김하나 목사이든 제3의 인물이든 신의 의지는 실현될 것이다. ‘질서의 하나님’은 합법을 추구할 것이고, ‘영의 하나님’은 법을 초월해서 역사할 것이다.
명성교회의 문제는 ‘명성자결주의’에 따라 교단의 법보다 명성교회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신의 의지 △교단의 의지 △세인의 의지를 반영하여 김삼환 목사의 의지와 교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명성자결주의 원칙에 따라 가능하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으로 본다.
명성교회는 국민교회?
명성교회는 사실상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교회 중 하나다. 조용기 목사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이후 김삼환 목사 스스로 개척해서 초대형 교회로 성장했다.
명성교회는 WCC(세계교회협의회)를 주도하는데 앞장섰으며. 특히 박근혜 대통령까지 참석할 정도로 명망을 쌓아왔다. 에티오피아 등 가난한 국가에 병원 등을 세우며 해외선교에도 앞장서 왔다. ‘사랑의 교회’는 오정현 목사가 전임 옥한흠 목사한테서 물려받았다면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직접 세운 교회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비할 수 없다.
명성교회는 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교단에서는 ‘제2의 영락교회’라고 불릴 정도로 교세가 크고,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삼환 목사는 교단의 총회장을 지내 그의 막강한 영향력은 교계 안팎의 이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명성교회를 통해 떡 한 조각이라도 먹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한때 서울 강동지역에서 가장 먼저 교세를 떨친 광성교회는 내부 분규로 상당히 약화되었지만 명성교회는 최근 새 성전을 지을 정도로 날로 확장되고 있다. 교인 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는 물론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도 많다. 주변 상인들 사이에선 “명성교회 교인이 아니면 장사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떠돈다고 한다.
그런데 ‘행인지 불행인지’ 김삼환 목사의 은퇴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세월은 그에게 많은 것을 내려놓으라고 손짓하고 있다. 교단의 법에 따라 만 70세가 되면 은퇴를 해야 한다. 5만명 이상의 교인과 수백명에 이르는 직원 임면, 수백억원의 예산 집행권 등을 내려놓고 하차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신이 창조하신 시간 안에서 인간은 철두철미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세월은 신이 우리에게 준 것을 어김없이 되돌려 놓으라 명령한다. 발버둥쳐 봐야 소용없다. 심장박동수는 점점 약해지고, 머리는 백발만 늘어가며 피부는 메마르고, 마음은 성급해지고, 욕망의 늪에 점점 빠져들어갈 뿐이다.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
종교지도자들은 자신의 행위가 신의 대리한 행위라며 “내가 하는 일이 곧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신의 뜻을 어찌 알 수 있을 것인가? 신의 뜻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예수를 죽였지만 예수의 죽음조차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신의 뜻은 종종 선지자들을 통하여 나타났지만 선지자들도 신의 뜻을 알지 못하고 실수하곤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무엘이다. 사무엘은 어려서부터 기도의 사람이며, 이스라엘 최초의 예언자였다. 그러한 그가 이스라엘의 두번째 왕을 세우는데 실패한다. 사무엘은 이새의 장자를 왕으로 세우기를 바랐다.
그러나 하나님은 외모를 보는 인간과 달리 중심을 보시기에 사무엘의 판단은 잘못으로 흐르고 말았다. 어려서부터 하나님과 대화하고 직접 음성을 들은 이스라엘 최초의 선지자가 후임자를 세우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의 최초의 선지자였지만 관행과 경험, 상식, 영적 권위에 입각해서 한 그의 행위가 신의 뜻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두번째 이스라엘 왕의 자리는 혈연적이거나 관행적이라면 사울의 아들인 요나단이나 다윗의 장자인 엘리압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신의 결정은 인간의 예측을 빗나갔다.
“그들이 오매 사무엘이 엘리압을 보고 마음에 이르기를 여호와의 기름 부으실 자가 과연 주님 앞에 있도다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사무엘상 1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