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자신 뜻대로 후임자 선정···”교인들도 같은 생각”

루소의 일반의지와 명성교인의 일반의지

[아시아엔=황규학 <법과 교회> 발행인, 목사]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일반의지를 중시했다. 일반의지는 보편의지 또는 총의(總意)라고도 한다. 사회계약설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다. 루소는 개인의 자유로운 계약으로 성립하는 국가가 갖는 단일한 의지를 일반의지라 불렀다.

모든 인간은 천부의 권리를 가지는데, 자연상태에서는 이러한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 확실하지 않으므로 상호계약을 맺어 국가를 구성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국가에 위임하는 사회계약설을 주창했다.

반면, 교회는 신의 의지와 목사와 교인들의 의지의 총합이다. 교회 역시 신도 개개인들이 신앙계약을 맺어 천국에 갈 때까지 영적인 자유와 평안을 누리기 위한 교인들 의지의 표현이다. 교회는 교인들의 일반의지와 하나님의 의지에 의해서 운영되는 ‘작은 하나님 나라’ 혹은 ‘영적 국가’다. 그러나 때로 하나님보다 특정인의 의도가 강하게 나타날 때가 있다. 중세교회가 그랬다.

명성교회 신도들의 일반의지

중세에서는 교황의 의지가 일반의지이며, 근대 이전 국가에서는 국왕의 의지가 일반의지였다. 특정인의 의지가 일반의지와 동일시 될 경우 특정인 요구대로 후임자의 승계가 가능하다. 교인들의 일반의지는 특정인의 의지에 일치되거나 종속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영락교회, 충현교회, 소망교회, 광성교회, 광림교회, 금란교회, 임마누엘교회, 사랑의 교회는 특정인의 의지가 곧 교인들의 일반의지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명성교회는 하나님의 의지와 김삼환 담임목사와 교인들의 의지가 결합된 형태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특정인의 의지가 강럭하게 나타나는 교회이다. 교인들의 일반의지는 특정인의 의지에 맞추어져 있다. 근대사회 이전의 리더십이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의 이단정죄도 전근대사회에서나 가능했다. 그 점에서 한국교회는 여전히 전근대주의 시대의 유산을 갖고 있다.

명성교회에는 변호사, 장차관급 인사, 대학교수, 국회의원, 기업인 등 수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등록교인으로 다니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의지가 특정인 즉 김삼환 목사의 의지와 배치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교인들의 일반의지와 김삼환 목사의 일반의지가 정확히 일치되고 있는 것이다.

교인들의 일반의지와 신앙계약론

특정인의 의지 앞에 일반 신도의 의지는 별 의미가 없다. 김삼환 목사의 리더십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맞는 성경구절 인용 및 간증, 체험설교, 하나님중심 설교, 그리고 적절한 유머와 축복의 언어가 신도들을 매료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김삼환 후임 목사 청빙위원회를 구성한 명성교회는 김 목사의 개인 의지로 후임자를 결정할 것이 유력하다. 아들 김하나 목사이든, 아들이 아닌 목사를 선택하든 교인들은 그의 의지와 어긋나지 않을 전망이다. 명성교회에서 청빙위원들이나 교인들 의지는 별로 의미가 없다. 김삼환 목사의 의지를 실현시킬 집행자에 불과할 따름이다.

비단 명성교회만 그런 게 아니다. 영락교회에서 한경직 목사의 의지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충현교회에서 김창인 목사의 의지를 거스를 신도 역시 없었다. 소망교회에서 곽선희 목사의 뜻을, 사랑의 교회에서 옥한음 목사의 의지를 거부할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광성교회의 김창인 목사,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를 꺾을 수 있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왕성교회에서 길자연 목사의 의지를 막을 사람이 없듯이 명성교회에서도 김삼환 목사의 뜻을 거르를 신도는 아무도 없다. 김삼환 목사의 의지가 곧 신도들의 일반의지가 되는 것이다.

교인들은 명성교회와 신앙계약을 맺었다. 교인들은 명성교회를 하나님의 국가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하나님국가의 시민으로서 자신들 권리와 신앙자유를 추구하고 보호받기 위하여 상호간 계약을 맺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종교리더의 의지에 일치시키는 것은 교인들의 자유다. 전근대 사회이든 근대 이후이든 교회마다 문화가 다른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영락의 문화가 다르고 새문안의 문화가 다르고, 순복음의 문화가 다르고, 감리교의 문화가 다르고, 소망의 문화가 다르듯이 명성의 문화도 다르다. 교회와 그 교회의 교인들마다 일반의지가 다르다. 특정인에게 맞추는 일반의지가 있는 반면, 특정인과 달리하는 일반의지도 있다. 교황의 리더십이 있는 교회, 평신도의 리더십이 있는 교회, 공동체 리더십이 있는 교회가 각각 달리 존재한다.

그렇다면 명성교회는 어떨까? 필자가 보기엔 명성교회 교인들의 일반의지는 철두철미 김삼환 목사 특정인에게 일치돼 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이다.

그것은 전근대적인 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있는 교회에서는 가능하다. 영락, 순복음, 충현, 광성, 소망, 광림, 금란교회 등이 걸어왔던 리더십이다. 한경직, 김창인, 곽선희, 옥한음, 조용기, 김국도, 김홍도 목사 등이 걸어왔던 길을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마지막으로 가는 것이다.

명성교회 교인들의 선택이 영락, 소망, 충현, 금란, 광림, 왕성, 순복음, 광성교회 등의 전례에 따라 제대로 선택한 것인지 여부는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 역사와 현재 우리사회 현실에 비추어 과연 어떤 평가가 나올 것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특정인의 의지에 일치시키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의지에 일치시키는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정인에서 벗어나 교인들의 독립적인 의지가 하나님 뜻인지, 그렇다면 하나님의 의지는 누구를 통해서 드러나는지,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고민해 보자는 얘기다.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한 예수를 보면 길이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 후임으로 누구를 선택하든 그것은 김삼환 목사의 의지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자신들의 일반의지가 성숙하고 독립심이 깊어질 때까지 명성교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기도하길 바란다. 김삼환 목사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 적지않은 공헌을 한 것은 그 나름대로 존중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명성교회는 하나님의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달려가는 교회라고 본다. 김삼환 목사는 떠나도 하나님이 주인이 되어 한국교회를 위해 계속 하나님의 의지를 실현시키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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