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요람 ‘건명원’ 제1기 모집요강 눈길 끄는 이유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학문은 해볼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맹수 앞에서 가만히 돌을 쥐는 동작처럼 필연적인 실천이다.”
3월3일 개원하는 ‘건명원’(建明苑)이 제1기 수강생을 모집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2평 공간에서 단추 생산으로 시작해 30여년 모은 수백억대 재산으로 두양문화재단을 설립한 오정택 회장이 우리나라 인문·과학·예술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강사로 모셔 설립한 ‘건명원’은 수강생 모집방식부터 ‘인문학적 상상력’이 넘쳐난다.
건명원 모집요강에 따르면 대상은 만 19~29살 학생 및 일반인이며 해외동포와 외국인에게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 실무를 담당한 배철현 서울대 교수(종교학)는 “학력, 국적, 성별, 종교 등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으며 오직 열정과 창의성을 기준으로 수강생을 선발할 계획”이라며 “서류전형에서 합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관찰, 면접 및 에세이 작성이 시험의 전부”라고 말했다. 1차 서류전형은 ‘30년 후 대한민국과 자신의 모습’을 A4용지 3장 분량을 PDF형식으로 기술해 제출하면 된다.
건명원은 모집공고에서 “창의 창조 상상 이야기 등은 독립적 주체성을 지닌 인간에게만 가능한 능력”이라며 “독립된 인간의 창의적 동력은 내면에 비스듬한 기울기가 형성돼 있을 때 비로소 발현될 것인데, 이 기울기는 다양한 분야의 내적 충돌로 빚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건명원은 또 “따라서 창의성을 드러내려는 인재는 스스로 이질적 분야들이 자신의 내면에서 갈등할 수 있는 조건을 가져야 한다”며 “건명원은 한 인간 내면에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그리고 예술 등과 같은 제반 분과 학문들이 서로 투쟁하면서 만들어 낼 소음들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는 “건명원은 거침없이 내달리는 기상으로 무장하여 조국의 거대한 웅비를 실현할 꿈을 갖고 있다”며 “일본의 마쓰시다 정경숙이나 옥스퍼드대의 PPE를 넘어 디지털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인문, 과학, 예술 혁신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건명원은 3월 개강 이후 매주 수요일 오후 6~10시 총 40주간 수업을 하며, 월 1회 새계적인 학자와 토론수업을 진행한다. 특히 찰스 리 미 잭슨유전체연구소장, 버나드 스티글러 프랑스 혁신연구소장 등 세계적인 석학이 강연한다. 교육비와 수료 후 해외연수는 전액 지원된다. 제1기?건명원교수진은 배 교수를 비롯해 김대식(KAIST 전자 및 전기공학), 최진석 (서강대 철학), 김개천( 국민대 공간디자인), 김성도(고려대 언어학), 서동욱(서강대 철학), 정하웅(KAIST 물리학), 주경철(서울대 서양사) 교수 등이다.
전형일정은 1차 서류접수 및 전형(1월23일~2월4일, www.gunmyung.or.kr), 2차 면접(2월14일)이며 선발 인원은 30여명이다. 건명원은 ‘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이라는 뜻으로 한국 최고의 노자 전문가로 아시아엔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최진석 교수가 작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