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오늘 내가 건져야 할 시간은? 건져야 할 사람은?
에베소서 5장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
세상 사람들도 세월을 아낄 줄 압니다. PDS(Plan Do See) 다이어리를 써가며 시간 관리를 합니다. 자기계발의 핵심이 타임 매니지먼트 아니겠습니까?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영어 회화를 30분간 연습하고, 글을 1시간 쓰고, 조깅을 하며 하루를 알차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 관리입니다.
그러나 “세월을 아끼라”는 성경의 말씀이 그런 의미에서의 시간 관리를 뜻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끼라’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ἐξαγοράζω(exagorazo)입니다. 속량하다, 값을 주고 사다, 되찾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월’의 헬라어 원문은 καιρός(kairos)입니다. 시계로 측정되는 양적인 시간이 아니라 질적인 시간, 특정한 기회나 순간을 뜻합니다.
따라서 “세월을 아끼라”는 ‘특별한 기회의 시간을 건져 올리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담고 있습니다. NIV 성경은 “making the most of every opportunity”(가능한 모든 기회를 활용하라)로, KJV 성경은 “Redeeming the time”(시간을 건져 올리라)로 번역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 흘러가게 두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떠내려가게 두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건져 올려야 합니다. 그것을 건져 올리기 위해 세월의 강물에 몸을 던져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무언가를 건지기 위해 강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그들이 건져 올리는 것과 그리스도인이 건져 올리는 것은 다릅니다. 사실 이 시대 사람들이 가장 건지고 싶어 하는 것은 결국 돈과 권력과 섹스 아니겠습니까? 전 세계가 자본의 흐름 속에서 매수 타이밍과 매도 타이밍을 노리고 있습니다. 요즘의 자기계발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자본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과 동의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자기 생계를 건져 올리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나고 다른 것을 건져 올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죽음의 바다에서 사람을 건져 올리고, 자기 소견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건져 올리고, 고난의 바다에서 의미를 건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 내가 건져야 할 시간은 무엇인지, 건져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놓치지 말아야 할 의미와 메시지는 무엇인지, 기도의 그물을 짜며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