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정조의 얼과 백제정신 살린 ‘광역시’를

수원, 오산, 용인을 합하여 수원광역시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수원 화성은 정조가 한양에 버금가는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축조한 성이다. 화성을 축조하기 위해 당시의 기술과 재력이 총동원되었고 채제공, 정약용 등 인재로 잠시 반짝하였던 후기 조선 르네상스의 집약이라 할만하다.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세계적인 인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성은 동시대의 서양 방어전법의 대가 델뷰리크의 성곽 조성에 비해 손색이 없다. 당시는 동서양의 화기성능도 비슷했으니 이를 방어할 성곽의 구성도 따라갔던 것이다. 중국의 남경성은 높이, 길이, 넓이가 한양 성곽 등 조선의 산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성 위에 도로를 낸 것은 병력의 이동과 집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일본의 오사카 성, 히메지 성, 나고야 성 등 영주의 거성을 중심으로 한 요새도 화포의 공격도 방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수원 화성은 동 시대의 중국, 일본, 서양과 같은 축성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국방은 국력의 총화다. 정조 시대 국방이 이만큼 튼튼하였다는 것은 당시의 조선이 세계의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자전(慈殿) 혜경궁을 위해 온갖 효성을 다하는 정조는 비명에 간 아버지 세도세자의 신원(伸寃)을 빌어 왕권의 정립을 과시하고자 한 것이다.

후기 세종대왕이라고 할 만한 정조가 조서(早逝)함으로써 조선의 국운은 다하고 일로 쇠퇴에 들어서게 된다. 지난 8월29일은 1910년 조선이 일본에 합병당한 국치일이다. 60대 이상은 초등학교에서 국정교과서로 이를 당연히 배웠는데 요새 어린이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유관순이 애국열사라 함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가르치니 교과서에 따로 기술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자들이 있다. 참으로 맹랑하고, 좌파의 뻔뻔함이 어디까지 가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보기다.

하남, 광주, 성남을 합하여 하나의 광역시를 만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세 곳은 시세가 백중하여 어느 하나로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데, 위례광역시라 하는 것이 좋겠다. 백제 초기에 하남위례성이 있던 것에서 유래를 찾은 것이다. 경기도에서 화성과 위례를 떼어내면 남는 것은 무엇이 있는가? 현재에도 의정부에 경기도 제2청사가 있다. 이를 중심으로 경기도의 발전을 통일에 대비하여 전향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완전한 재정자립은 어렵다하더라도 재정의 기본도 유지하지 못하면서 허례허식에 바쁜 시, 군, 구는 도태되어야 한다. 개혁은 주민이 각성하여 스스로 해결하여야겠지만 실적이 부진한 시군구는 보조금 삭감 등, 중앙정부가 개입해서라도 추궁하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재정은 박정희 대통령의 엄격한 지도와 재무관료들의 헌신으로 건전재정을 유지해왔으나, 민간정부의 출현 이래 과도한 포퓰리즘에 흔들려 날로 위태로워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운영에 있어 건전재정의 확립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냉철함을 유지해야 한다. 세월호특별법은 국민들의 돈으로 간상배(奸商輩)들의 죄과를 보상할 수는 없다는 원칙을 우선 관철해야 한다. 하물며 수사권, 기소권을 달라는 것은 국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법과 질서, 신뢰와 원칙은 원천이 국민들 마음 속에 있고 정부는 이를 관철하는 주체다. 수원 화성은 18세기 ‘바른 정조’ 이산(李蒜)이 중심이 되어 이룩해낸 우리 민족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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