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교황이 힘써 주시길”
만해상 수상 마흐말바프 감독, 아시라프 작가 ‘한목소리’
토크쇼 마치고 세월호 유족 광화문 농성현장 방문 ‘위로’
[아시아엔=구자익 기자] “프란체스코 교황이 종교가 다른 나라들도 서로 친구나 가족처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애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해상을 받으러 한국을 다시 찾은 모흐센 마흐 말바프 이란 영화감독도 방한하는 교황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1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경동교회 여해문화공간에서 열린 ‘2014 만해대상 수상자와 함께하는 ‘Movie&Poem Talk-아랍 문예지성의 평화 메세지’에서 이같은 ‘소망’을 말했다. 교황방문을 앞두고 열린 토크쇼였기에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소망’이었다.
마흐말바프 감독의 이런 소망은 여느 한국인 아니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 특별히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그의 소망은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였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반목과 분쟁이 하루 속이 해결되도록 함께 힘써 달라는 메세지이다.
그는 특히 “프란체스코 교황이 67년째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멈춰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여러 국가들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중 한쪽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전쟁을 지속시키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이집트 출신의 언론인인 아시라프 달리 작가도 “프란체스코 교황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전쟁은 가족과 이웃의 삶을 갈라 놓고 수많은 죄 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간다”며 “두 국가가 평화를 위한 의견을 각각 하나로 모으고 이를 다시 하나로 통합해 전쟁을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는 법현 서님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개신교 교회에서 열린 토크쇼에 이슬람교 지역의 작가가 주된 손님으로 초청되고, 불교 스님이 자리를 빛내 준 것이다. 그야말로 종교간의 화합과 평화가 실천되는 자리였다.
법현 스님은 “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인간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차승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은 “개인적으로 역사의 비극은 민족과 종교라는 두 단어에 모멘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족과 종교가 아주 좋은 시스템이지만 지도자들의 리더십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나 문학이 인간성을 회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술인이나 문학자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종화 목사와 외국인 유학생 등 50여명이 참여해 2014 만해대상 수상자들의 평화 메세지에 귀를 기울이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날 토크쇼가 끝난후 마흐말바프 이란 영화감독과 아시라프 달리 이집트 작가는 아시아엔 이상기 발행인과 함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방문해 위로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오후 6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찾아가 위로의 말을 전했다.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원하는 뜻이 반드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들은 모두 천사가 되어 제 세상으로 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 가을 부산영화제에서 금쪽 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담은 영화들을 찾아 얘기하려 한다”고 했다.
아시라프 달리도 “마음의 상처가 크실텐데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시아기자협회 회원들이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보도하고 사후 대책 등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먼 곳에서 직접 찾아와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며 “큰 힘이 된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김씨를 위로하는 자리에는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