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터키 히즈멧운동 창시자 귤렌 “무슬림들이여, IS테러 방지에 앞장서시오!”
[아시아엔=페툴라 귤렌 이슬람학자, 터키 히즈멧운동 창시자, 2012년 만해평화상 수상] 무슬림들은 암적인 존재인 극단주의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테러를 규탄하고 인권을 수호하며 교육증진에 앞장서야 한다. IS라고 알려진, 자신들을 이슬람국가라고 명명한 집단은 중동에서 대학살을 계속 자행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테러단체의 원동력인 전체주의적인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한다. 이슬람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모든 테러행위는 무슬림들을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소외시키고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대다수 선량한 무슬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폭력적인 급진파들의 잔학행위를 빌미로 이슬람을 탓하는 것은 부당하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이 무슬림이라고 자칭하는 한 무슬림들은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슬림들은 테러가 암세포와 같이 사회에 번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오명을 뒤집어 쓴 이미지에 대한 부분적인 책임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첫째, 무슬림들은 폭력을 규탄해야 하며 피해의식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된다. 억압을 받았다는 사실은 테러를 정당화할 수 없고 비난하지 않을 권리를 주지도 않는다.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이슬람학자로서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꾸란이나 사도(예언자) 마호메트의 언행록과 같은 이슬람 사료들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명명백백하다. 마호메트의 언행록인 <하디스>와 꾸란 연구로 보낸 학자들이 전하는 마호메트 사도의 모범적인 삶과 꾸란의 보석과 같은 가르침은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르는 만행들과 그들이 펼치는 정당성 논리가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둘째, 인류가 이슬람에 대해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은 다양한 문화권에 정착한 종교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문화권과 융합할 때, 여기서 허용되는 것들을 남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이슬람의 근본적인 가치들은 너무도 명확하여 문화권마다 다르게 해석될 여지는 전혀 없다. 그 원칙 중의 하나는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이를 빼앗는 것은 온 인류에 대한 죄”라는 것이다. 이는 꾸란에 나오는 말이다. 전쟁 특히 방어를 위한 전투에서조차 민간인이나 여성과 어린이, 그리고 성직자에 대한 폭력은 선지자의 가르침에 의해 금지돼 있다.
이슬람은 세계적으로 평화를 구축하려는 이들과 함께 하며, 이러한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전파돼야 하는 소식들이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의 목소리에 밀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며 언론 역시 그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크다. 자연히 소수의 자극적인 얘기가 이슈화되기 일쑤다. 진정한 무슬림이라면 이같은 미디어를 탓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정당한 목소리를 전할 수 있을지 지혜롭고 획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셋째, 무슬림들은 인권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그리고 당당하게 널리 알려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그리고 자유와 같은 가치는 이슬람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어느 개인이나 정치가 혹은 종교지도자라도 이를 강탈할 권한은 없다. 이슬람은 문화, 사회, 종교 및 정치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꾸란은 “타인이나 타문화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야말로 다양성을 높이는데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가르친다. 타인을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존경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을 존경하는 것이라고 꾸란은 말하고 있다.
넷째, 무슬림들은 사회구성원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과학, 인문학 그리고 예술 등 여러 분야의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이 자기발전과 사회 발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슬림 국가의 정부는 민주주의 가치를 고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설계할 의무가 있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는 존중과 수용을 통해 상호 소통을 이뤄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히즈멧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전세계에 1000곳 이상의 학교와 교육기관 및 문화원을 세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섯째, 극단주의자들이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지 못하도록 종교교육을 올바르게 시켜야 한다. 최근 수십년간 무슬림세계가 그랬듯이 종교의 자유가 부정되거나 특정영역에서 배제된다면, 진정한 신앙은 음습한 곳에서 자라게 되고, 이는 결국 비전문적이고 급진적이며 때로는 폭력적인 형태를 띠게 된다.
마지막으로, 무슬림들은 반드시 남녀간 성평등을 지지하여야 한다. 여성에게 남성과 차별없는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여성은 평등할 권리를 갖는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회적 압력은 어떤 경우든 용납될 수 없다. 존경받는 학자이자 스승으로 당대의 가장 중요한 리더였던 여성 사도이자 마호메트의 아내인 아이샤를 사람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테러리즘이 다면적인 문제인만큼 그 해법도 정치경제와 사회 및 종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돼야 한다. 문제의 근원을 종교 탓으로 돌리는 접근방식은 테러의 올가미에서 빠져나오기는커녕 점점 그 속으로 집어넣는 결과만 낳고 만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은 뻔한 이치인 것이다. 나아가 이는 전세계에 피해만 가져다 줄 뿐이다. 국제사회는 IS와 같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테러의 첫 희생자가 실제적이든, 상징적이든 무슬림들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무슬림 역시 테러리스트들이 더 이상 신병모집을 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예방하고 대비해야 한다.
폭력적인 극단주의에는 종교가 터잡을 자리가 없다. 하지만 극단주의자들은 언제고 종교라는 텍스트를 앞세워 등장한다. 꾸란을 불태우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나단을 지지하지 않듯이, 또는 불교도들이 로힝야족 무슬림학살을 인정하지 않듯이 올바른 무슬림이라면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무슬림들은 인류문명 발전과 번영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실은 무슬림의 인류에 대한 기여는 바로 이슬람 내부적으로 상호존중과 자유 및 정의와 같은 가치들을 떠받들 때였다는 점이다.
이슬람을 앞세워 폭력을 일삼는 일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얼룩진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무슬림들은 마호메트의 정신을 잊지 않고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면 이 사회의 평화를 지키는 횃불의 역할을 반드시 해낼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