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해양경계 모호…어부들만 골병
인도-파키스탄이 70년간 영해문제로 대립하며 양국 어부들은 억류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인도의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며 양국 관계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취임식에 참석하기 하루 전인 5월26일, 파키스탄 측은 인도 어부 151명과 어선 57척을 석방했다. 인도 또한 보답으로 구자라트주 교도소에 투옥중인 어부 30명과 민간인 5명을 풀어줬다. 그러나 지금도 인도와 파키스탄 어부 수백명이 영해침범죄로 수감돼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히말라야 지역의 카슈미르 영유권 등을 놓고 세 차례 전쟁을 치르며 감정의 골이 깊다. 특히 양국은 96km 길이의 서 크릭 지역 영해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아라비아해와 맞닿아 있는 서 크릭은 인도 구자라트주 쿠치 지방과 파키스탄 신드 지방을 경계로 흐른다. 과거 서 크릭은 양국의 주요관심사가 아니었지만, 서 크릭이 천연가스 매장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분쟁지역으로 떠올랐다. 모디 총리도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서 크릭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 크릭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소규모 어선들이 불법으로 영해를 넘나드는 일이 잦지만 민간인간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민간인 측은 서 크릭에서 양국 소규모 어선들의 어업권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민간인과 달리 양국 정부는 어부들을 향해 발포하거나 체포하며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양국에 의해 나포된 어부와 선박의 소재는 불분명한 상황이며, 그들의 가족과 인권단체들은 양국 정부에 수감된 어부들의 소재를 알려달라고 두 정부에 청원해왔다.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는 해양경계를 명확히 구분 지으려 했으나 실패해 문제가 악화된 측면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은 2011년 5월21일과 2012년 6월19일 양자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인도 해양경계선’을 확립할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실제로 양국은 서 크릭 경계를 확정 짓기 위해 2007년 1월과 2월 공동조사를 통해 지도를 작성했고, 2008년 이슬라마바드 4차회담에서 지도를 공증한 바 있다. 인도가 새로운 총리를 맞이함에 따라 양국이 서 크릭 분쟁을 비롯한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