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난타’ 세계인 마음 두들기다
[Brand Story] 17년간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난타’ 세계인 마음 두들기다
바야흐로 한류의 시대다. 아이돌이 주를 이루던 K-Pop을 넘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신나는 리듬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에 해외는 열광했다. ‘싸이붐’이 불기 15년 전, 한국 공연문화계에서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린 ‘원조 한류’가 있었으니, 바로 난타다.
난타는 1997년 10월 호암아트홀 초연 이래, 한국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951만명(2014년 5월 기준)을 동원했고 오는 10월이면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이다. 서울 명동과 충무로, 제주도 전용관에서 상설공연이 펼쳐지며 방한 외국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공연업계가 불황인 요즘에도 평균 객석 점유율이 90%정도 된다.
난타는 시간에 쫓겨 급히 피로연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다. 세 요리사는 예정에 없던 결혼식 파티를 준비하라는 명을 받는다. 한 시간 동안 잡채, 인절미, 크림케이크 등 완벽한 피로연 음식을 만들어야 하지만, 사고뭉치 낙하산 주방장이 합류하며 일은 산으로 향한다. 사총사가 모여 완벽한 파티를 준비할 수 있을까? 관객들은 기대 반 걱정 반, 눈을 뗄 수 없다.
원제는 ‘인 더 키친(In The Kitchen·주방에서)’이었지만 한 직원이 야채를 칼로 두들기며 연습하는 장면을 보고 “난타구먼, 난타”라고 중얼거리다 제목이 ‘난타’가 됐다는 후문도 흥미롭다. 난타는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1999년 세계 최대축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평점,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2003년 9월엔 아시아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의 ‘뉴 빅토리 극장(New Victory Theater)’에서 선보였고 관객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반 년 후 ‘오프 브로드웨이 미네타레인 극장(Minetta Lane Theater)’에 아시아 최초 전용관을 개관, 세계유명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난타는 중동·아프리카까지 뻗어나갔고, 전세계 49개국 286개 도시에서 상연돼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난타의 두들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난타 제작사 PMC프로덕션은 작년 1월 태국 수도 방콕에 ‘난타전용관’을 설립했고 현지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인뿐만 아니라 방콕을 방문한 해외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태국정부는 태국관광산업 육성의 공로를 인정해 방콕 ‘난타전용관’에 제도적 혜택을 부여했다.
49개국 286개 도시 공연…1000만 관객 눈앞
<뉴욕타임즈>, <CNN>, <가디언> 등 세계 유수언론들도 극찬한 난타. 세계를 사로잡은 매력은 무엇일까? 난타가 내포하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요소’가 그 비결이다. 빨래터 아낙네의 방망이 소리, 어머니가 음식재료를 도마에서 다듬는 소리, 젓가락으로 술상을 두들기는 소리, 쾌지나 칭칭 꽹과리가 울리고 덩~덕쿵 장구소리가 퍼지는 사물놀이. 모두 한국 고유의 정서이자 전통문화다. 난타는 한국 고유의 리듬에 현대공연을 접목해 세계로 뻗어갔다. 또한 난타는 ‘비(非)언어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통해 언어장벽을 뛰어넘었다. 대사가 없어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 주방에서 가장 평범한 도구인 칼과 도마가 선사하는 경쾌한 리듬, 관객과 함께하는 깜짝 전통혼례와 만두쌓기 게임, 전통춤과 가락이 어우러진 화려한 연출은 국적과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이를 사로잡는다.
난타가 상영된 17년간 오이와 당근이 각각 29만4080개·양파 11만7632개·양배추 20만5856개가 썰렸고, 도마 1980개·칼 1만8333자루가 사용됐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현란한 칼솜씨를 뽐내기 위해 6개월간 훈련 받아야 한다. 그동안 사용된 무수한 소품들과 배우·연출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난타가 존재한다. 한국 공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난타. 5천만 대한민국과 70억 세계에 닿을 때까지, 두들기고 또 두들길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