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산산맥 머리 위 만년설을 넘어온 아침 해 숨이 차다 태양의 도시 히바로 가기 때문이다 이찬칼라 황토색 성벽은 시간을 박제시켜 놓았다 에메랄드빛 타일 미나렛엔 온종일 머물러
Author: 최도선
[오늘의 시] ‘적요寂寥’ 최도선
툇돌 위 가지런한 흰 고무신 두 켤레 노스님 묵주기도 동자승 조는 염불 산 너머 넘어온 가을볕 마당 가에 설핏하다. 귀양살이 배롱나무 외피가 근질근질 산비둘기 구구
[오늘의 시] ‘대추나무 이파리는 반짝이고’ 최도선
끼니가 떨어진 지 오래다 방아쇠를 당겨야 할 텐데 대낮에도 가위눌린 듯 손끝은 꼼짝도 않는다 달포 가까이 참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허기진 식구들은 이 사냥질을
[오늘의 시] ‘서어나무’ 최도선
가지와 잎들이 서쪽을 향하고 있다 서쪽에 별이 뜨는 순간을 서어나무는 삶의 동력이라 부른다 음지에서도 별이 되려는 뿌리를 가진 나무 음수陰樹라는 이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최도선의 시와 달빛⑤] ‘데카메론’···세 여자와 네 명 남자들 이야기
데카메론* -세 여자와 네 명 남자들 이야기
[최도선의 시와 달빛④] 만추에 때아닌 ‘매화 마중’
섬진강물 풀렸다는 소식도 받기 전에 매화 홀로 먼 길 오는 몸 트는 소리 있어. 다정한 햇살 품고서 버선발로 나가오 그립다. 아니하며 이 마음 숨겨두고 긴
[최도선의 시와 달빛③] 개화···”툭 치면 확 터지는 봉숭아 씨앗처럼”
그대가 불러주면 꽃이 되고 싶었다 툭 치면 확 터지는 봉숭아 씨앗처럼 까르르 까르르 쏟아지는 봄날이고 싶었다 ♣ 이 작품에 살을 붙이는 것은 참 군말이 될
[최도선의 시와 달빛②] 낮잠 자는 사이 “수박을 그렸는데”
보랏빛 가지 곁에 방아깨비 여치 개미 논다 수박을 그렸는데 생쥐 와서 파먹고 양귀비 손 한번 못 잡아보고 나비에게 쫓겨난 뱀 외로운 맘 숨겨보려 풀벌레 불러놓고
[최도선의 시와 달빛①] 책상···”사소한 바람까지도 허공 위의 책이다”
최도선 시인은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한 후 첫 시집을 내놓고 가정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20년, 다시 붓을 들고 두권의 자유시집을 내놓은 그가 시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