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적요寂寥’ 최도선

절간 마당

툇돌 위 가지런한 흰 고무신 두 켤레
노스님 묵주기도 동자승 조는 염불
산 너머
넘어온 가을볕
마당 가에 설핏하다.

귀양살이 배롱나무 외피가 근질근질
산비둘기 구구 울음 깨어나는 산중 고요
동자승
찻물 끓이러 가는가
신발 끄는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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