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 “눈을 뜨고 귀를 열어 마음으로 소통하자”

'아시아문화언론인포럼'이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 라마다플라자 호텔 5층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아시아문화 융성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과 '아시아 각국 복합문화시설 실태와 광주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사진=이오봉 기자>


아시아문화언론인포럼, ‘아시아문화위한 언론과 아시아문화전당 역할’ 논의

아시아 언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시아 문화에 대한 역할을 논의하는 ‘아시아문화언론인포럼’이 5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추진 중인 광주광역시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주최하고 아시아기자협회와 전남일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서 아이반림(Ivan Lim, 싱가포르) 아시아기자협회 회장은 “지금의 언론은 인종주의나 종교갈등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다루거나 유명인의 소식만을 따라다니는 경향이 짙다. 아시아 문화를 공유하고 전파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집중력 있게 파고드는 언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문화융성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제1세션에서 아이반 림 회장은 “문화와 문명은 사람들의 삶을 결정하는 하나의 요인이며, 이는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가치와 규범, 사고방식 등을 의미한다. 아시아 문화는 유교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라며 “한국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로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것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문화가 증폭되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전파가 세계 어디든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언론이 있는 것이다. 언론은 사실 그대로를 보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아시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발표한 쿠반 타발디예프(Kuban Taabaldiev) 키르기스스탄 국영통신사 카바르(KABAR) 디렉터는 “중앙아시아는 지형적으로 실크로드를 통한 문화와 무역의 통로가 돼 왔다. 지금은 이런 통로가 대중매체와 인터넷의 힘을 빌어 더욱 다채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도 중앙아시아의 통신환경은 정부의 통제 등으로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통신기술의 발전은 아랍권은 물론 전 세계를 좀 더 가깝게 묶어주고 있다. 이제 가상공간의 실크로드는 아시아 문화를 하나의 공간으로 불러 모을 것이고, 언론은 이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우사메 준불 터키TRT 서울주재원, 구길용 뉴시스 취재팀장, 김덕모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금기형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정책과장, 임형주 광주방송 취재팀장, 아이반 림 아시아기자협회 회장, 김봉규 영남일보 논설위원, 아오야마 슈지 일본 홋카이도신문 서울지국장, 샤피쿨 바샤 방글라데시 국영통신사 뉴스 컨설턴트 <사진=이오봉 기자>

‘아시아 각국 복합문화시설 실태와 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제2세션에서 아시라프 달리(Ashraf Aboul Yazid) 쿠웨이트 알 아라비 매거진(Al-Arabi Magazine) 편집장은 “21세기 아시아는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전쟁과 자연재해로부터 받는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짜 평화가 무엇인지, 문명과 원칙을 존중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보여줄 때가 왔다. 변함없는 지혜,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역할을 아시아문화전당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문화로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다. 문화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고 아시아는 그 길을 여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곳 광주는 민주주의와 문화의 중심지다. 의견 몇 가지를 덧붙이자면, 방문자들을 위한 아시아문화지도를 만들면 좋겠다. 아시아 문화유적과 유명한 문화관광 정보를 담는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들도 역시 그런 지도가 유용할 것이다. 무등산 등산길에 각국 언어로 된 아시아문화 엽서를 놓아두는 것은 또 어떠한가. 분명 전 세계 방문객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시아엔(The AsiaN) 아랍어판을 운영하며 한국 문화에 대해 조예를 갖고 있는 아시라프 편집장은 또 “나는 고은 시인과 오현 스님의 시를 아랍어로 번역한 적이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더 많은 번역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랍어 번역은 내가 도울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각국 문화를 평화롭게 향유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렬 동북아신문(재한중국동포신문) 대표는 “한중일 각국이 동북아문화도시를 선정했는데, 중국에서는 푸젠성 찬조우(泉州)시가 선정됐다. 아시아 화교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곳이다. 해상비단길의 기점이 되는 항구도시이자 금융개혁실험시의 하나이기도 한 찬조우시는 중국전통문화 뿐 아니라 이슬람과 유럽 문화가 융합된 복합문화도시다. 즉 중화사상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글로벌 문화를 받아들이고 조화시켜 삶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며 중국 사례를 설명했다.

이어 “광주 역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아직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선정된 동북아문화도시에 비해 도시 규모나 경제력이 높진 않지만 민주와 인권, 평화라는 가치관을 보여주는 아시아문화전당이 앞으로 경제발전과 더불어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재숙 중앙일보 기자는 “아시아문화전당은 단순히 이벤트 공간이 아닌 통섭 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식에서 창조산업으로 옮아가는 핵심 기지로 만드는 것이다. 외부와의 소통이 없는 문화생태계는 공적자금 투입이 끊기면 자생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문화전당과 도시의 인터페이스 장치들이 필요하다. 새로운 지식실험실로서 서구가 시도하지 못한 아시아적 방식과 사고체례를 갖춰야 한다. 또한 광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의 관심사로 전환해 운영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왼쪽부터) 라드와 아시라프 아시아엔 중동지부 매니징에디터, 막인팅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 홍콩특파원, 소팔 차이 캄보디아뉴스 편집장,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 에디 수프랍토 인도네시아 RCTI TV 부국장, 쿠반 타발디예프 키르기스스탄 국영통신사 카바르디렉터, 라훌 아이자즈 파키스탄 기자, 로잘린 갈가네라 필리핀 온타겟미디어콘셉트 기자<사진=이오봉 기자>

이밖에도 포럼에서는 금기형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정책과장, 류한호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건상 전남일보 편집국장, 조덕진 무등일보 아트플러스 편집장, 김덕모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이 발제를 맡았다.

또 토론에는 라드와 아시라프(Radwa Ashraf) 이집트 아시아엔(The AsiaN) 아랍어판 매니징에디터, 아오야마 슈지(Aoyama Shuji) 일본 홋카이도신문 서울지국장, 우사메 준불(Usame Zunbul) 터키TRT 서울주재원, 소팔 차이(Sophal Chhay) 캄보디아 뉴스(Cambodia News) 편집장, 부주이흥(Vu Duy Hung) 베트남통신사텔레비전센터(Vietnam News Agency Television Center) 부국장, 샤피쿨 바샤(Shafiqul Bashar) 방글라데시 국영통신사(BSS) 뉴스 컨설턴트, 라훌 아이자즈(Rahul Aijaz) 파키스탄 프리랜서 사진기자, 로잘린 갈가네라(Rosalin Garganera) 필리핀 온타겟미디어콘셉트(On Target Media Concept) 기자 겸 앵커, 에디 수프랍토(Eddy Suprapto) 인도네시아 RCTI TV 부국장, 막인팅(Mak Yin-ting)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Radio France International) 홍콩특파원, 김봉규 영남일보 논설위원, 구길용 뉴시스 취재팀장, 유현옥 문화통신 편집주간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포럼 후 발제 및 토론자와 방청객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이오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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