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소문의 사회학⑧ 소문 ‘대처요령’ 3원칙
전자레인지가 개발되어 시장에 나온 직후다. 고양이 폭사 소문이 나돌았다. “고양이가 수영장에 빠졌다. 할머니가 물에 젖은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 빨리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고양이를 넣었다. 스위치를 넣자 그만 폭발했다. 고양이도 산산 조각나서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들여 신상품을 출시한 업계는 문 닫을 뻔 했다. 매출이 조금씩 늘다가 뚝! 고전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가 단시간 내에 음식을 조리하는 ‘신기함’이 소문의 원인이었다. 이 신기함이 물에 젖은 고양이도 말린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급기야는 폭발이라는 ‘신기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제조업체에서는 뾰족한 대응방법이 없었다. ‘고양이를 말리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사용요령에 추가시켰다. 인간생활의 변화나 변혁에는 반드시 소문이 동행한다. 지금까지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도 마찬가지다. 인기가 폭발하는 새 유행이나 새 상품에는 헛소문도 뒤따라 유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뉴욕의 최고급 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빵이 아주 맛이 있었다. 조리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설명서 한 장을 주면서 350달러를 청구하더라.”
업계 최고에는 헛소문이 단골
“캐딜락의 트렁크에는 시멘트가 가득 들어 있더라.” “초일류 백화점에서 피아노를 샀는데 오르간 소리가 나더라”는 소문은 구미에서는 자주 나돈다. 이 특정 업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톱 업체가 소문의 주인공이다.
일부에서는 톱스타가 치르는 유명세 정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오래 지속되면 이미지가 나빠진다.
신속하게 대처해야
기업에 대한 소문은 유명세로만 치부하기에는 악영향이 크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조속히 대처해야 한다. 기업 이미지 손상-매출 감소- 직원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vicious circle)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엉거주춤하면 다른 분야에 악영향 연쇄 일으킨다.vicious spiral 된다.
소문 대처 요령
1단계?정보의 수집
1-1. 소문의 내용과 유포범위 확정
1-2. 사실과의 대조
1-3. 소문과 사실의 차이 조사
2단계?진실의 공개
2-1. 공식견해의 표명
2-2. 정보공개의 확충
3단계?행동계획
3-1. 소문 전파지역 대책
3-2. 소문 발생원 대책
소문 대처는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소문의 수집과 사실과의 대조, 2단계는 공식견해의 발표와 정보공개의 확충, 3단계는 소문 진화행동이다.
먼저 정보의 수집부터
첫걸음은 소문의 내용이 무엇이며 어느 지역에 어느 지역에 퍼져 있느냐에 대한 정보의 수집이다. 조사 대상자는 소비자다. 소문을 알고 있거나 알고 있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모르는 사람이 문제다. 내용도 모르는 이에게 물어 보아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 긁어 부스럼 될 우려도 다분하다.
소문조사 자체를 알리고 싶지 않고 눈치 채이고 싶지 않은 심정이 정확한 의사소통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유통단계별로 조사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확한 정보가 수집되어야 적확한 대책수립이 가능하다. 먼저 도매업자로부터->중간 도매상->소매상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통해 추적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소문이 퍼져 있는가를 조사한다. 그런 다음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문의 존재와 내용을 하나하나씩 파악한다. 여기서 꼭 알아내야 할 사항이 있다. 소문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기분이다.
그들의 어떤 심리가 그들을 소문 참여자를 만들었는가. 상품에 대한 이해부족인가? 아니면 불안감인가? 이를 잡아내야 소문을 만들어 내거나 전파시키는 바로 그 핵심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나온다.
정확한 정보 토대로 사실 그대로 공개해야
정보의 수집-분석-평가-대조를 공식견해가 작성된다. 발표와 더불어 정보공개도 수행한다. 공식견해의 표명은 신중하여야 한다. 거짓이 담기면 애매모호함을 증폭시킨다. 간단명료하고 납득되는 안심정보여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된다. 사실 그 자체를 숨김없이 공개하여야 한다. 그 내용도 소문의 진상을 밝혀 의구심이 남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책임 있는 사람이 전면에 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책임 있는 임원이 직접 설명을 하여야 한다. 소비자 간담회나 상품 설명회가? 좋다. 해명자료 배포가 아니라 정보교류의 장(場)이다. 무시와 송사는 기업을 추락시킨다. 얼토당토 않는 소문은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기는 하다. 부정(否定)전략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런 소문은 그런 소문대로 진지하게 대응해서 의혹을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그 소문을 믿어버린다. 헛소문을 내는 사람이나 조직을?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즐겨하는 기업도 있다.
선전효과도 있다고??송사에 휘말리면 회사의 이미지는 망가진다. 그럴 시간과 자금과 인력과 정력이 있으면 쓸 곳이 따로 있다. 소비자와의 진실한 대화에 투입하는 게 몇 배 효과 있다. 최종 심판자는 법이 아니다. 나의 고객이다.?괜스레 긁어대고, 벌리고, 발라내고, 후벼대는 파라척결(爬羅剔抉)세상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정직이 최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