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세 도시 ‘지브롤터, 세우타, 칼레’ 이야기

지중해(地中海)는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로 한 둘이 아니다. 우선 ‘대 지중해’로는 유럽지중해, 북극해, 아메리카지중해, 동인도제도해가 있다. ‘소 지중해’에는 발트해, 허드슨만, 홍해, 페르시아만이 있다. 우리가 보통 ‘지중해’라고 부르는 건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바다다. 대지중해의 유럽지중해가 바로 이 협의의 지중해(Mediterranean Sea)다. 헤라클레스가?지중해를 만들었다. 제우스 아버지, 인간을 어머니로 하여 태어난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본처 헤라로부터 극심한 학대를 당했다. 풀기 어려운 열두 가지 숙제로 죽이려했다.

신중의 신 제우스도 여신 헤라의 질투는 막지 못했다. 숙제 하나를 수행하려고 유럽의 서쪽 끝으로 갔다. 아틀라스산맥이 길을 막았다. 산줄기를 없애버렸다. 지브롤터해협이 생겼다. 큰 바위 하나는 유럽의 지브롤터로 옮겼다. 산이 되었다. 하나는 아프리카 세우타로 옮겼다. 역시 산이 되었다. 이 두 산이 바로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다. 스페인의 Gibraltar가 영국 영토라고? 지브롤터 해협은 너비 13~43m에 길이가 58km이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왕래하는 출입구 북쪽 스페인 쪽에 스페인 영토가 아닌 지브롤터가 있다.

에스파냐와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에 영국이 개입했다. 1704년 영국군이 스페인 땅 지브롤터에 상륙해서 점령했다. 그 상태에서 전쟁이 끝났다. 전쟁 후속조치인 Treaty of Utrecht(위트레흐트조약)으로 영국주권이 인정됐다. 이 조약 체결일이 1713년 7월 13일이다. 조약상으로 육지는 확실한 영국령. 그 앞 바다는 주권이 애매모호한 상태다. 좀 멀리 나가 제트스키를 타고 즐기던 관광객을 스페인 경찰이 추격한다. 항의만 할 따름이지 속수무책. 스페인 국민 된다고? 결사반대다! 길이 5km-너비 1.3km. 6.5㎢에 2만8000명이 살고 있다. 주민은 스페인, 이탈리아인, 모로코인, 인도인, 유대인, 영국인 등 다양하다. 헤라클레스의 바위 또는 칼페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바위투성이다. 스페인으로서는 내 귀한 땅이다. 얼마나 통탄하겠는가. 내놓으라 한다. 육지로 이어진 교통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당연히 경제봉쇄도 실시. 끄덕도 하지 않았다. 1967년과 2002년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영국령으로 남느냐 스페인 국민이 되느냐를 물었다. 99%가 스페인 사람 되기를 거부했다. 300년 됐다.

2013년 7월 13일은 영국 영토가 된 Tercentenary였다. 지중해 길목 지키는 영국의 요새. 모든 배들의 통행이 다 체크된다. 잠수함 기지도 있다. 바다 속도 영국이 훤히 들여다본다. 주민들은 EU의 멤버라며 당당하다. 스페인은 실업률 40%다. 지브롤터에는 실업자가 단 한명도 없다. 그런데 스페인 국민 되라고! 누굴 실업자 만들려고 웬 난리야! 모로코의 세우타가 스페인 영토라고? 아프리카 북쪽 모로코의 동쪽 끝 지중해에 면한 도시다. 20㎢에 6만9000명이 산다. 헤라클레스가 아틀라스산맥의 바위를 옮겨 만든 몬테 아초가 있다. 헤라클레스의 기둥 둘 중 하나다. 원래 아랍인들의 땅이었다. 1415년 포루투갈이 침략해 빼앗았다. 아프리카 진출 교두보였다. 1580년 스페인에게 빼앗겼다.

1936년 프랑코 장군이 이곳에서 반란군을 조직해 본토에 쳐들어 간 곳이기도 하다. 군사 요충지다. 북아프리카 주둔 스페인 군사령부가 있다. 지중해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토대로 수산물가공업 번성에 관광지로서의 명성도 자자하다. 먹고 살만하다. 그런데 알카에다가 준동한다. 스페인 사람 나가라! 모로코나 스페인이나 내 땅 모서리 좋은 곳을 다른 나라에 뺏긴 채 지내고 있다. 영토수복의 한(恨). 미완(未完)의 꿈을 지닌 채 앙앙불락 중이다. 도버(Dover)는 백악(白堊)의 단애(斷崖)다. 도버해협은 영국 이름이다. 프랑스 이름은 칼레(Calais)해협. 두 나라 사이가 가장 좁고 낮다. 도버와 칼레 간은 길이 35.4km, 깊이 37~46m다. 도버해안은 백악(白堊)절벽이다.

기어오르기가 어렵다, 영국 침공의 장애물. 난공불락 천애요새다. 이 흰 백악(白堊), 즉 초크(chalk)는 영국의 별명이 되기도 했다. 닉네임 하얀 나라=Albion을 선사했다. 실은 이마저도 로마군대를 저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로마제국의 식민지가 된 BC 55~ AD 410 동안에 로마식 도로가 건설됐다. 2개 군단이 각각 6열 종대로 행진하는 규모의 시설이었다. 영국은 대륙국가의 위협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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