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소문의 사회학② “재미보다는 공포가 잘 퍼져”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믿게 만드는 신용성(信用性,? believability)이 소문 쾌속유통의 첫째 요건이다. 두 번째는 공포? 불안? 안심? 재미?
학자들의 연구로는 공포소문(恐怖所聞)이 제일 많았다. 불안을 야기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그 소문이 진짜라고 믿는 정도가 높았으며 잘 전달되었다.
인적 요인으로서는 심리상태가 불안한 사람이 그럴듯한 소문을 들으면 주위 사람에게 잘 전파한다. 그리고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내용이면 더 잘 퍼트린다.
소문전파를 격발하는 상황의 힘···불안정하고 불안할수록 잘 퍼져
심리 요인 외에 또 무엇이 있는가? 우리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상황이 있다. 안정된 사회냐, 아니면 내란과 데모로 불안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의 지진피해지역에서는 여진(餘震)처럼 불안이 지속된다. 화재와 같은 제2차 피해를 걱정한다. 폐허 속에서의 어려운 생활에 대한 불안은 저버리지 못한다. 불안을 공유하는 생존이다.
이와 같이 다중 불안공유 상황은 소문의 제조와 유포를 촉진한다. 불안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유통속도가 빨라진다.
더욱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사건사고가 도대체 무엇이 무엇인지 오리무중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처한 상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애매모호할 때도 동일하다. 불안하고 무서우니까 소문을 갈구한다.
R(소문 유포량)=i(문제의 중요성)×a(애매모호한 상태)
R(소문 유포량, Rumour)=i(당사자로서의 문제의 중요성, importance)×a(그 문제의 애매모호한 상태, ambiguity)
올포트와 포스트만은 소문전파의 세 요인인 사람-내용-상황을 대입하여 소문유포공식 R=i×a를 도출했다.(1946)
소문의 유포량 R(Rumour)은 소문의 당사자로서의 그 문제의 중요성 i(importance)에 그 문제에 대한 증거의 애매모호성 a(ambiguity; 애매모호하니까 불안하고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를 곱한 결과에 비례한다는 내용이다. 이 공식에서 소문의 유포량 R은 사회 전체에 유통되는 소문의 양이다.
현안의 중요성 i와 애매모호성 a는 그 사회 안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면서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R=a×a, 즉 소문의 전달 가능성은 불안에 애매모호성을 곱한 결과에 비례한다. 한편 로스노우는 R=a×a라는 소문전달 가능성 측정공식을 제시했다.(1986)
첫 a는 소문의 전달에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진 요인이다. 불안(anxiety)이다. 불안에 쉽사리 빠지는 사람, 불안을 야기하는 소문의 내용, 불안하게 만드는 사회상황 등 개인이 느끼는 불안의 양이 소문을 구하고 전하는 강도를 결정짓는다. 두 번째 a는 많은 전문가들이 일관되게 거론하고 있는 애매모호성(ambiguity)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설명하는 정보가 부족하면 사람들은 정보를 찾기 마련이다. 소문을 듣고 첨가하고 유포한다.
학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소문의 전달은 불안과 애매모호함과 신용도의 세 가지 지표와 아주 강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1991)
귀하는 매사를 불안하게 생각하는가? 애매모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뉴스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주위의 사람들이 소곤거리는 말에 귀를 쫑긋거리는가? 남의 말을 쉽게 믿는가?
세 가지의 하나에 해당된다고? 그렇다면 소문 퍼뜨리는 스타일이다. 당신은 소문장이인가?